‘버드랜드’의 재즈 피아니스트 조지 시어링 뉴욕서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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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피아니스트 조지 시어링(사진)이 1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심부전으로 숨졌다. 91세. ‘럴러바이 오브 버드랜드(Lullaby of Birdland)’의 작곡자로 유명하며 냇 킹 콜·페기 리·낸시 윌슨 등 이름난 재즈 아티스트와 함께 활동했다.

 시어링은 1919년 영국 런던에서 시각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부모 모두 노동자였으며 장애인 학교에서 음악을 배웠고, 16세에 런던 한 술집에서 피아노를 치며 연주를 시작했다. 47년 미국 이주 후에 더욱 유명해졌다. 출세작은 49년 해리 워런의 ‘셉템버 인 레인(September in the Rain)’을 편곡한 앨범이다. 100만여 장 팔렸다. 베이스·드럼·기타·비브라폰과 함께 만든 ‘조지 시어링 5중주단’과 함께였다.

 52년 나온 노래 ‘럴러바이 오브 버드랜드’는 시어링의 최대 히트작이다. 전설적 재즈 아티스트인 마일스 데이비스·스탠 게츠 등이 출연하고 프랑크 시나트라·메릴린 먼로가 손님으로 드나든 맨해튼의 재즈 클럽 ‘버드랜드’는 시어링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국에선 가수 인순이가 리메이크해 불렀고, CF에도 쓰여 유명하다.

 시어링은 양손을 바싹 붙인 주법으로 유명하다. 오른손 멜로디를 왼손이 그대로 반복하며 연주하는 ‘고정 주법(locked hands)’과 수많은 화음을 이어 붙이는 작곡법으로 ‘시어링 사운드’라 불릴 만큼 독특한 음색을 만들어냈다. 83, 84년 두 번의 그래미상, 2007년 영국 기사 작위를 받았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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