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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만, 동창에게 6300만원 맡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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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장수만

건설현장 식당(속칭 ‘함바집’) 운영권 관련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장수만(61) 방위사업청장이 ‘함바집 비리’ 연루 의혹을 받은 직후 현금 5000만원과 백화점 상품권 1300만원어치를 지인에게 맡겼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 돈이 비리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출처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초 식당 운영업자 유상봉(65·구속기소)씨가 장 청장에게 2500여만원의 대가성 뇌물을 건넸다고 진술함에 따라 조사를 벌여왔다.

 검찰에 따르면 장 청장의 고교 동창인 세무사 이모(61)씨는 최근 검찰에서 “지난달 중순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장 청장과 만난 자리에서 현금과 상품권을 건네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무서를 상대로 불법 로비를 벌인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지난달 20일 구속된 뒤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는 현금과 상품권을 압수한 뒤 이씨를 상대로 출처를 캐묻다 “장 청장이 ‘언론 보도에 내 이름이 나와 의심받을 수 있다’며 돈을 맡겼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이 돈이 함바 비리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지난달 말 관련 증거와 자료를 서울동부지검에 넘겼다. 동부지검은 지난달 12일 장 청장의 재산등록 자료를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데 이어 이르면 이번 주 중 장 청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장 청장은 2008년 조달청장, 2009년 국방부 차관을 거쳐 지난해 8월 방위사업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 청장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교 동창인 이씨와는 친한 사이인 것은 맞지만 돈을 건넸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밝힐 수 없다”며 “친구야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는 이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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