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채권 사이 … 신용등급 낮은 채권에 투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05호 24면

낙관론 일색이던 주식시장에 균열이 생겼다. 올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급락이 예상되는 건 아니지만 주식에 돈을 넣자니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그렇다고 채권도 답은 아닌 것 같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11일엔 동결했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를 0.5~0.75%포인트 정도 더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진다. 채권이 안전하기는 하지만 기대 수익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주일의 HOT 금융상품 -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주식은 위험해서, 채권은 수익이 적어서 성에 차지 않는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사이의 중간쯤 상품을 고려해볼 만하다. 대표적인 상품이 하이일드(High Yield)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다. 하이일드 채권은 일반 채권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위험 채권(보통 BBB- 이하)을 말한다.

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하이일드 채권 투자는 위험을 안고 있다. 투자한 채권의 발행기업이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생각만큼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는 보통 100여 개의 채권을 편입하므로 채권 1개의 비중이 1~2%에 그치기 때문이다. 채권이 분산돼 있어 설령 일부 기업이 부도가 나도 전체 펀드가 입을 타격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자산운용이 파는 ‘AB글로벌고수익채권펀드’는 2009년 7월 판매를 시작한 이래 9000억원이 넘는 돈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주식형 펀드에서만 23조원이 빠져나간 것과 비교하면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 수익률이 17%를 웃돈다. 그외 ‘프랭클린하이일드펀드’ ‘슈로더글로벌하이일드펀드’ 등도 최근 1년 수익률이 15% 안팎에 이른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평균 5.2%), 해외 채권형 펀드(12.5%)보다 수익률이 높다.

최근엔 특정 지역의 위험 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도 나왔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지난달 아시아 지역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피델리티 아시아 하이일드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국·홍콩·인도네시아·인도·한국 등 아시아 국가 내 130개 종목 이상의 ‘고금리 하위 투자등급 기업 채권’(BB 혹은 Ba등급 이하)에 주로 투자한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 대표는 “아시아 하이일드 펀드는 변동성이 높기는 하지만, 장기 투자할 경우 안정적이고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채권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