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역사 앞 무릎 꿇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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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민주화 시위 17일째인 10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이집트 국기를 흔들며 수도 카이로에 있는 대통령궁으로 몰려 가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무바라크 대통령이 권력을 부통령에게 이양하고 물러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카이로 신화통신=연합뉴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Hosny Mubarak·83·사진) 대통령이 권좌에서 곧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11일 새벽(한국시간) 곳곳에서 감지됐다. 외신들이 거의 동시에 무바라크의 퇴진이 임박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관계기사 15면>

 영국의 BBC방송은 이날 긴급뉴스를 통해 ‘무바라크 퇴진 임박’이라는 제목의 소식을 전했다. BBC는 현지시간 10일 밤 무바라크가 권력을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이양하고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집권여당인 국민민주당(NDP)의 호삼 바드라위 사무총장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날 밤 ‘아마도’ 대국민 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이집트의 아메드 샤피크 총리도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내려올 것이고 사태가 곧 명확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가 운집해 있는 수도 카이로의 중심가 타흐리르(해방) 광장에는 “정권이 붕괴됐다”는 외침 소리가 흘러 나왔다. 광장에서는 하산 알 로웨니 이집트군사령관이 시위대에게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 모두 실현될 것”이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대통령이 암살되자 부통령으로서 권력을 승계해 30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17일째 이어진 전 국민적인 정권 반대 시위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카이로=이상언 특파원, 서울=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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