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무대에 다리오 포 열풍

중앙일보

입력

11월 연극무대에 다리오 포 바람이 불고 있다.

다리오 포는 9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탈리아 극작가. 그의 작품이 서울시내 곳곳에서 공연돼 다리오 포의 예술세계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달에 선보였거나 선보일 그의 연극은 '메디아 왈츠'와 '호랑이 이야기',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 등 세 편이다.

극단 '표현과 상상'의 '메디아 왈츠'(연출 손정우)는 26일부터 12월 19일까지 서울 혜화동 연극실험실에서 공연되고, '함께하는세상'의 '호랑이 이야기'(연출 김창우)는 지난 12일부터 한달간 서울 동숭동의 소극장 아리랑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또 서울공대 동문극회는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연출 윤우영)을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였다.

▲이중 '메디아 왈츠'는 올해로 창단 3년째를 맞은 '표현과 상상'의 네번째 정기공연작. 이 작품은 다리오 포가 배우이자 부인인 프랑크 라메와 함께 80년대에 공연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극단은 모두 다섯 편의 독백 중 가정주부가 남편, 시동생, 전화치한에게 둘러싸여 고통당하는 상황을 그린 외로운 여인과 배반한 남편에 대해 복수하고 아이들을 죽이는 여인의 모습을 담은 메디아 등 세 편을 골라 혼합 재구성했다.

연출가는 '이 작품은 여성의 사회적.성적 억압의 현실을 조롱과 해학으로 희화화하고 있다'면서 '함축적 신체 움직임과 상징적 소리 이미지를 통해 시각적 무대로 재해석함으로써 미래의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코자 했다'고 밝힌다.

공연시간은 화, 수, 목요일의 경우 오후 7시 30분이고 금, 토, 일요일은 오후 4시 30분과 7시 30분이다. 문의는 ☎(02) 996-7769. 763-6238.

▲'호랑이 이야기'는 중국 홍군의 대장정중에 부상당한 병사가 대열에서 낙오했다 만난 호랑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리오 포는 어떤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병사의 끈질긴 생명력을 통해 삶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준다. 또 인민 편에 서서 싸우는 호랑이를 등장시켜 최신 무기로 무장해 인민을 괴롭히는 장제스 부대를 공격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일요.공휴일 오후 4시. 월요일은 쉰다. 문의 ☎(02) 764-1654.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도 사회성이 강한 작품이다. 이미 공연이 끝난 이 연극은 철도역에서 폭탄테러를 저지른 혐의로 조사받던중 자살한 무정부주의자의 죽음을 그렸다.

무정부주의자의 조사가 이뤄진 경찰서에 한 정신병자가 의사를 가장한 죄로 심문을 받는데, 이 과정에서 그의 죽음이 자살로 위장됐음을 의사가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다리오 포가 노벨상을 받은 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상연됐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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