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푸어는 환대받고 쿠퍼는 얻어맞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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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방송 분쟁 지역 전문기자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는 3일(현지시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위 사진). 반면 CNN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는 카이로 취재 도중 친무바라크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아래 사진). [카이로 AFP=연합뉴스, CNN 캡처]

시위가 한창인 이집트에서 일부 친정부 시위대가 취재 중인 기자들을 폭행하고, 군인들이 무차별 검문·연행하는 일이 계속돼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CNN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 는 카이로 거리를 현장 취재하다 친무바라크 시위대로부터 2, 3일(현지시간) 연속 폭행을 당했다. 그는 그 뒤부터 지하 방에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언론인 사망자도 처음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인근에 있는 자신의 집 난간에서 시위 사진을 찍다가 저격수에게 총격을 당한 이집트 국영 신문사 알타운 소속 사진 기자 아흐메드 마흐무드는 치료를 받다 4일 숨졌다. 현지 소식통은 “스웨덴 공영방송 SVT 기자 한 명도 1일 흉기에 찔려 중태”라고 전했다. 폭행 당한 기자는 수십 명에 이른다.

 이집트 군의 취재 활동에 대한 통제도 강화됐다. 카이로에서 현장 취재 중인 본지 기자는 4일 밤 도심을 이동하면서 군인들에게 10여 차례 검문을 당했다. 군 또는 보안경찰의 사무실로 추정되는 곳으로 ‘임의 동행’까지 당했다.

 한편 미국 ABC방송의 분쟁지역 전문기자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는 3일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무바라크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시위 시작 이후 무바라크가 서방 언론과 인터뷰한 건 처음이다.

카이로=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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