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업들 중국 진출 러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만리장성을 넘어라-" 세계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 채비가 활발하다.

그동안 마련해 왔던 전략들을 가다듬으며 경쟁사들의 동태를 면밀히 살피는 모습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한판 승부가 기존 시장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칩 제조업체인 인텔은 15일 중국 시장 공략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다.

인텔은 현재 연간 80억 달러인 중국 반도체시장 규모가 수년내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텔은 2년전 현지에 세워둔 조립라인을 시험 가동체제에서 대량 생산체제로 전환키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벌써 경쟁이 붙었다. 승용차 관세가 현행 80~1백%에서 2006년부터 25%로 낮아지는 만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달 중국의 차이나상하이 자동차와 합작으로 15억달러 규모로 설립한 현지 합작회사를 수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현지 장링 자동차와의 합작회사에 30%의 지분을 투자하고 있는 포드도 합작투자 소유한도가 없어지는 만큼 지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보잉사는 향후 20년간 대 중국 매출이 1천2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필 콘디트 회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 영업활동을 하고있는 보험회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은 경쟁사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점포망 확대 등 공격적인 전략 마련에 나섰다.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가장 기대를 거는 분야는 정보통신. 중국내 전화 가입자수가 최근 5년 사이 3배로 늘어난데다, 2년 후에는 이 분야 외국인 투자가 50%(휴대용전화는 51%)까지 허용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일본전신전화(NTT)와 KDD는 최근 중국에 엔지니어링 회사를 설립, 미.중간 해저케이블 건설에 참가하는 등 포석을 깔아놓고 있다.

그러나 프리마크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수석연구원 래리 호위츠는 "다국적 기업들이 사회.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이익을 실현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 이라고 내다봤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