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신한금융은 당국 인내심 시험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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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벌어진 내부 파벌 경쟁에 대해 김석동(사진) 금융위원장이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2월 1일자 E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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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위원장은 1일 기자들을 만나 “사태가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내부 파벌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개탄할 만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은행은 결국 정부의 인가장을 받아 장사하는 규제산업이고, 특히 신한금융은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 과정 등에서 많은 정부 지원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내부 인사가 마치 자기 제국처럼 싸움을 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은행 지배구조 잘못으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그 당시에 즉시 사죄하고 차기 회장을 뽑았어야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금융산업의 리스크 가운데 가장 큰 리스크는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라며 “신한금융이 CEO 유고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곧바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3월 주주총회까지 괜찮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내 금융회사들도 내부에서 어떤 사태가 발생해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고 오해할까 봐 걱정”이라며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후계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이 차기 회장 선임을 늦출 경우 당국의 대응방안을 묻자 김 위원장은 “불안하다면 당국이 들어가 봐야 한다”며 “은행이 국민 재산을 보호할 자격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예금자 1900만 명, 거래기업 14만 개, 카드 사용자 1700만 명’ 등 신한지주의 현황이 적힌 메모지를 손에 든 채였다. 그는 후임 회장 인선에 대해 “당국은 누가 회장이 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며 “당국은 오히려 외부의 관여 없이 스스로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이날 자신이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나가겠다고 한 적도 없다”며 부인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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