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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레인보우 식스: 로그 스피어

중앙일보

입력

작년부터 불어닥친 스타크래프트의 열풍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어 절반의 승리를 따낸 게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레인보우 식스. 액션게임이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먹히지 않는다는 통설을 감안할 때 레인보우 식스의 인기는 이상할 정도이다. 지금도 레인보우 식스의 인기는 끝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제 그 후속작인 레인보우 식스: 로그 스피어(이하 로그 스피어)가 등장하여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전명 로그 스피어로 출시된 이번 후속작에는 전작의 명성을 이어갈 충분한 재미가 잔뜩 도사리고 있다.

톰클랜시,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로그 스피어
톰 클랜시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군사소설 작가이다. 소련의 프리깃함이 스웨덴으로 망명을 시도했을 때 '붉은 10월'을 착상, 글로 써서 화제를 모았는데 상상을 초월한 구성과 섬세한 표현, 정확한 사실력으로 전세계를 들끓게 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군사고문으로 초청하는가 하면 CIA에서도 강의를 할 정도로 식견이 대단하다. 이런 톰 클랜시가 시나리오 구성 및 자문으로 참가하여 완성된 작품이 바로 레인보우 식스이다. 이번 후속작인 로그 스피어는 전작보다 톰 클랜시의 참여도를 더욱 높여 사실감과 긴박감을 몇배로 향상시키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전작의 미비한 작전 수행부분 및 전투원들의 임무수행과정, 움직임, 무기의 성능 등 세세한 부분까지 톰 클랜시의 숨결이 묻어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작과 달라진 점을 통해 밀리터리게임의 왕좌를 굳힌다!
전작을 해본 게이머들이 로그 스피어를 접해본 바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들을 수가 있다. 어마어마하게 향상된 그래픽, 한국 게임시장을 염두해둔 멀티플레이 기능의 향상, 각종 아이템의 다양성, 게이머가 아닌 적들의 인공지능 향상. 우선 가장 짜증난다는 부분으로 알려진 초기 미션 브리핑 및 작전설정 과정을 살펴보자. 시간은 같다. 리맵키(게이머의 취향에 맞게 키설정을 하는 부분)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여전히 짜증난다. 그러나 맵브리핑을 받을 때부터 게이머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바로 3D입체화면이다. 설계도면과 같은 맵브리핑의 전작과 다른 점은 우선 여기서 느낄 수 있다. 인공위성에서 촬영하듯 실제와 유사한 이 부분은 보다 전장을 쉽게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암패치 부분을 클릭하여 자신만의 견장을 달수 있다는 부분 또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미션 플레이에서는 큰 의미가 없지만 클랜(길드와 같은 의미)간 벌어지는 멀티플레이에서는 이 마크로 자신의 클랜을 알리는 역할 및 적과 아군의 구별을 금새 할수 있다는 큰 특징으로 부각된다.

먼저 그래픽 부분을 살펴보자. 첫번째 미션부터 게이머는 마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시가전 전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맵의 광범위함과 건물의 사실적 표현 등이 주요한 원인이겠지만 우천이나 입김 등 기온변화에 따른 효과는 놀라움을 안겨준다. 3D(D3D) 가속카드의 폭넓은 사용으로 기후변화가 충분히 살아나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등장인물의 동작 또한 더욱 구체화되었다. 쪼그려 앉은채로 저격모드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이동도 가능하고 엄폐 상태시 상체만 숙여 저격할 수 있다. 또한 부상의 개념이 눈에 보이게 구현하였다. 총을 맞으면 절뚝거리거나 피를 흘리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부상 아니면 죽음이다. 한번 계단 오르기 운동을 시켜봐라! 힘들어 헐떡거리는 대원을 볼 수 있다.

테러리스트들의 행동 방식은 장난이 아니다. 이제 더 이상의 바보 적을 상대한다는 생각은 접어두기를… 수류탄이 눈 앞에서 또르르 굴러오는데 피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하겠지만 전작에서는 애석하게도 그런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수류탄 투척의 공격 성공률도 확실히 떨어졌고(너무나 잘 피하기 때문) 이 비슷한 것만 접근하면 적들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주위로 흩어진다. 엄폐물을 게이머만큼 잘 이용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게이머는 멀티맵(화면 하단에 각 팀의 움직임을 일시에 볼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정확한 작전 수행이 가능해졌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차원적인 밀리터리 게임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신중하기만 하면 된다.

전작에서는 부족한 총기를 나토버전이나 슈퍼 아스날버전 등 추가모드로 충족시켜왔다. 그러나 로그 스피어는 굳이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아도 될 많은 데이터가 산재하다. 단적인 예를 들면 저격총 총기류는 저격모드의 거리 변화를 두단계로 할 수 있다는 점, 몇몇 서브머신건들은 단발과 연발사격은 가능하지만 저격모드는 안된다는 점, 돌격용 소총류들에는 3점사격이 안된다는 점 등이다. 탄환 또한 FMJ(Full Metal Jacket)와 JHP(Jacket Hollow Point)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템 또한 다양하다. 센서 교란장치, 연막탄, C4고체폭탄 등 교란술이나 부비트랩의 모든 역할이 가능해져 이러한 많은 아이템으로도 전술은 전작과 비교도 안되게 달라질 것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국내 수많은 클랜은 이번 후속작 탄생에 숨은 공로자들이다. 제작사측이 한국의 클랜을 염두해 두었다는 것은 멀티플레이를 해본다면 금새 실감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를 해보면 미션 플레이에서는 나오지 않는 또 다른 총기류 및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견장 부착으로 클랜간 식별이 아주 용이해졌으며 호스트(멀티플레이시 방을 만들고 맵을 정하며 팀을 정하는 사람)의 권한이 많아졌다. 상대방의 무기를 제한할 수 있으며 총 36가지 유니폼 중 팀간 유니폼을 지정할 수 있다. 이것을 악이용하여 승리를 쟁취하는 부작용이 우려됐으나(설원에서 상대팀에게 검정색 유니폼을 착용시켜 금새 눈에 띄게 하는 수법) 클랜간 매너가 존재하므로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 팀간 시작위치 지정과 팀에게 락이나 암호를 걸 수 있다는 호스트의 권한 덕분에 최고의 호스트에 대한 클랜간 입방아가 무성하리라 예측된다.

총평
미션을 모두 끝내고 메인화면에서 'Replay'를 눌러 클리어한 미션이나 세이브한 게임 장면들을 관찰자의 시점으로 살펴보았다. 이것은 게임과는 다른 자신이 참여한 전투를 실제 다큐 필름으로 작성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금 느껴지는 긴박감 속에서 과연 명작이구나 하는 생각은 시종일관 떠나지를 않았다. 고사양의 요구라는 미명하에 게임상의 다양한 효과가 낮은 사양 설정으로 아쉬움을 남기면 어떡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과연 레드스톰답게 모험을 감행, 고사양의 전선에서 모든 특징을 최대한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제작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전작의 특징을 살리고 게이머의 의견과 흥미있는 부분의 부각을 통해 기술성, 게임의 완성도, 네트웍 부분, 흥미도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작품이다.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간에 걸친 사다리가 로그 스피어에서는 탄탄한 구름다리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하며 레드 스톰사의 또 하나의 대작에 많은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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