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주부발명가 전용진씨

중앙일보

입력

"아직도 조그만 아이디어가 이렇게 엄청난 돈이 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요. " 평범한 가정주부가 개발한 아이디어가 1억5천만원에 팔려 화제다.

서울시 광진구에 사는 전용진(全容珍.39)씨가 주인공.

全씨는 자신이 만든 아이디어 상품인 '탄력밴드 모자' 를 최근 모자생산업체인 무진어패럴에 3년간 기술사용료로 1억5천만원을 받기로 하고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향후 실적에 따라 총판매액의 9~15% 정도를 받기로 한데다 출원 중인 국제특허까지 있어 그의 아이디어 수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평소 햇빛에 약한 피부 탓에 외출 때면 항상 모자를 챙기는 버릇이 있던 全씨는 2년전 가족과 함께 공원에 놀러갔다가 모자가 자꾸 바람에 날려가는 것에 힌트를 얻었다.

밴드가 달린 모자가 있으면 바람에 날리지 않겠다' 는 생각에 한참동안 고무줄.헝겊 등 여러가지 재료를 사용하면서 애를 쓰다가 세탁기 속 빨래감에 섞여있던 아이들 팬티의 고무밴드를 보고서 탄성을 질렀다.

"바로 이거다."

全씨는 자신이 직접 만든 모자를 들고 여러 곳을 찾아다닌 끝에 지난 6월 한 중소의류업체의 도움으로 모자 안쪽에 부드러운 탄력밴드를 붙여, 착용감이 좋고 바람이나 격렬한 운동에도 잘 벗겨지지 않도록 한 '탄력밴드 모자' 를 개발했다.

이어 7월에는 국내 실용신안 등록을 마쳤으며 미국과 일본 등지에 해외 특허도 출원중에 있다. 내친김에 '포미나 패션' 이란 특허관리 회사까지 차렸다.

지난달에는 특허청으로부터 우수발명품 우선구매 추천을 받아 경찰.군 등 국내 관공서에 우선적으로 물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술사용 계약을 맺은 무진어패럴측은 내년 1월부터 월 30만개(약 12억원)의 제품을 생산할 설비 증설에 들어갔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은 全씨는 다음달 열릴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상 수상까지 내정됐다.

그는 "그게 무슨 발명품이냐고 퇴박을 주던 남편이 이제 적극적인 후원자가 된 것이 무엇보다도 큰 기쁨"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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