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마라톤팀 주저앉나

중앙일보

입력

'한국 마라톤의 산실' 코오롱 마라톤팀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봉주를 비롯한 코오롱 소속 코치와 선수 10명의 사직서가 지난달 31일 접수됨에 따라 코오롱 마라톤팀은 선수 없이 간판만 걸어놓은 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팀을 나온 선수들은 오인환(남자).임상규(여자)코치의 지도아래 지난 1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시작했으며 6일 충남 보령으로 한달간의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코오롱 마라톤팀은 결국 어떻게 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코오롱 마라톤팀이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측은 집나간 선수들이 지금이라도 숙소로 복귀한다면 언제든지 받아들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선수들은 '복귀 불가' 라는 완강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치와 선수들은 "정봉수 감독을 뒤로 앉히고 선수단에 간섭을 일삼는 프런트 밑에서는 운동을 계속할 수 없다" 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반해 코오롱은 "팀을 분해시키려는 배후세력의 음모에 선수들이 조종당하고 獵? 며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측도 새로운 선수 영입에 의한 마라톤팀 재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스카우트할 마땅한 선수가 남아있지 않은데다 연말에 지영준(충남체고)과 김옥빈(이리여고)이 입단예정이지만 이들만으로는 존재가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 제패를 위해 모금한 후원금도 반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87년 창단, 바르셀로나 올림픽 제패와 2시간10분대 벽을 최초로 돌파하고 남녀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코오롱 정봉수 감독은 대치동 숙소에서 바깥 출입을 자제한 채 이래저래 한숨만 내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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