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명문 사립대, 프로골퍼 모시기 경쟁

중앙일보

입력

국내 명문 사립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프로골퍼 모시기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화여대는 3일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뛰게 될 박지은(20)을 3학년에 편입시킨다고 발표했다. 고려대는 한희원, 성균관대는 김미현을 입학시키기 위해 뛰고 있다.

대학들이 아마추어도 아닌 프로선수들을 입학시키려 하는 것은 세계 스포츠사에 전무후무한 일이다.

스타들의 이름을 빌려 대학의 홍보를 하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듯하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대학들은 미국.일본 등 외국과 달리 운동선수들에 대해 비정상적인 학사관리를 하고 있어 빈축을 사왔다.

수업에 참석하지 않고 시험을 보지 않아도 무조건 학점을 주는 대학이 태반인 실정이다. 또 스카우트비를 준다든가 스타 한명을 영입하기 위해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까지 끼워 입학시키는 편법까지 쓰기 일쑤다.

이때문에 많은 대학 지도자들이 사법처리까지 당하는 등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화여대 입학처의 한 관계자는 "대학본부로부터 공식 입장을 들은 적이 없다" 면서 "박지은의 편입 자격은 충분하지만 수업이 제대로 될지는 의문" 이라고 말했다.

박지은과 김미현이 활동하고 있는 미국이나 한희원이 뛰고 있는 일본 프로 투어의 길은 그야말로 고난의 길이다.

모든 사생활을 접고 골프에만 전념해도 평생 1승도 거두지 못하는 골퍼들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측은 "인터넷 강의와 비시즌을 이용, 담당교수와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면 된다" 고 유혹하고 있다.

대학 스스로 "우리 학교는 엉터리"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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