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구치의 '예수와 소크라테스에 대한 성찰' 출간

중앙일보

입력

예수와 소크라테스의 생애로 삶과 죽음의 의미를 고찰한 '예수와 소크라테스에 대한 성찰' (끌리오)
이 번역돼 나왔다.

저자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 철학교수인 폴 구치. 그는 '신약성서'와 '대화편'을 중심으로 말과 침묵, 사랑과 죽음 등 인류의 보편적 주제를 살폈다.

두 사람은 살아오는 과정에서 여러 유사점을 보였다.

아버지가 모두 육체노동을 했으나 아들인 이들은 둘 다 수공노동보다 언변으로 유명했다는 점이 그것이다. 두 사람은 또 자신의 적을 해치는 것을 반대했고, 육신보다 영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둘 다 죄가 없었지만 진리의 증거로 죽음을 택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예수와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둘러싼 정황 등에서 명백한 차이를 보였다.

한 사람이 최고 전성기에 은화 몇 닢 때문에 배신당하고 추종자로부터 버림받은 반면, 다른 사람은 많은 것을 성취한 뒤 노령의 친구들에 둘러싸여 죽음을 맞았다.

또 예수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변호하지 않은채 침묵했으나 소크라테스는 말로써 자신의 신념을 옹호했다.

물론 침묵도, 말도 이들을 현실의 죽음으로부터 구해주진 못했다.

이들은 죽음관에서도 상이했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이란 인식의 중단이나 다른 세계로의 이동일뿐이며 죽음을 피하기 위해 불명예를 택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반면 예수는 죽음이 분리가 아닌 자아의 붕괴, 해체, 상실이라고 봤다. 그러나 하느님에 대한 기도와 복종을 통해 자아의 상실을 극복코자 했는 것이 구치의 견해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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