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값 할인 불구 판매량 안 늘어

중앙일보

입력

가전업체들이 특별소비세 폐지를 앞두고 이달초부터 특소세 폐지분만큼 사실상 가격할인에 들어갔으나 기대보다 수요가 크게 일어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 주요 가전사들이 이달초부터 각 대리점에 대해 판매지원금을 보조하는 형태로 가격할인을 유도,사실상 특소세가 폐지된 가격으로 제품판매에 나섰으나 일부 인기품목을 제외하고는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할인판매를 시행하면 20-30% 정도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판매증가 실적은 5% 미만 수준이어서 당초 기대에 훨씬 못미친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서울 연신내 대리점 관계자는 "가격할인을 단행한 후 510ℓ급 냉장고와 10㎏급 세탁기 등 기존의 인기품목들 위주로 매기가 살아났으나 그 이외 비인기품목들의 경우 눈에 띄게 매출이 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소세 폐지법안이 통과된 이후 다시 가격인하가 있을 것으로 기대, 여전히 구매행위를 미루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자랜드21과 테크노마트, 하이마트 등 대형 유통점들도 마찬가지로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데 이들은 시황부진의 이유를 가전업체들의 판매정책 탓으로 돌리고 있어 주목된다.

대형유통점들은 "가전업체들이 할인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판매지원금을 지원하고는 있으나 전품목에 대해 일률적으로 특소세 폐지분만큼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고있으며 일부 비인기품목에 대해서는 아예 지원금이 제공되지 않아 실질적인 가격할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실망하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모 가전업체의 직영 대리점은 "판매지원금이 제공되지 않는 품목의 경우 종전가격대로 판매하려고 해도 고객들이 먼저 특소세 폐지수준으로 깎아서 팔 것을 요구,마지 못해 마진을 포기하고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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