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박 전대통령 공과' 설전

중앙일보

입력

10.26사태 20주년을 맞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행한 일들의 공과를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박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www.516.co.kr)의 토론장에는 "박 대통령은 독재자일 뿐"이라는 주장과 "그가 이룩한 경제개발의 성과를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있다.

배선웅씨는 "그의 장기집권속에 우리 국민들은 인간 존엄성을 완전히 무시 당한채로 비참한 생활을 했다"면서 "경제성장은 우리 국민의 피로 이룩된 것이지 그의 카리스마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고 박 전대통령을 비난했다.

또 자신을 `동네사람''이라고만 밝힌 한 네티즌은 "최근 박 전 대통령이 보여준 강력한 카리스마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오늘날에는 자신의 욕구와 개성을 표현하는 개인을 조정하고 이들을 통합할 수있는 민주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신을 명퇴자로 밝힌 한 네티즌은 "역대 정권에서 보듯 어설픈 민주주의는 국민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감만 확산시켰다"며 "박 전 대통령이 이룩한 경제발전이 아니었던들 오늘날 우리가 이룩한 이만큼의 민주주의가 가능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논쟁은 PC통신에도 이어져 나우누리 이용자 유홍일(스턴96)씨는 "이승만정권 시절에 우리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가난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우리가 잘살게 된 것은 분명 우리 국민들이 열심히 일한 덕분이지만 여기에 영향을 끼친 지도자의 존재와 역할을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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