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강남`, 수성구 분양 30평형대로 왜 ‘U턴’?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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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 분양시장의 ‘메뉴’가 바뀌고 있다.

3년 전부터 지난해까지는 중대형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쏟아졌지만 올해부터는 30평형대가 ‘메인메뉴’로 나설 태세다.

업체 입장에서는 중대형을 많이 분양해야 남는 게 많지만 현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최근 3년간 이 지역에서 중대형이 홍수처럼 나와 남은 중대형 수요가 드물다. 그나마 남은 수요층도 강화된 대출 규제로 더 움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수익은 나중 문제고 잘 팔리는 게 우선”이라며 설계 변경 등을 통해 ‘평형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우방은 4월 경 수성구 범어동에서 분양할 계획인 340가구 규모 단지의 30평형대 비중을 30%에서 최근 60%로 변경했다. 3월 수성구 사월동에서 분양할 시지유쉘2차 단지(300가구)의 30평형대 비중도 40%에서 60%로 늘렸다.

중대형은 수요 고갈…30평형대는 아직 분양성 높아

우방 박종욱 팀장은 “지난해 수성구 분양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30평형대 아파트는 모두 팔렸다”며 “아직 30평형대 수요는 한참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돼 설계 변경 등을 통해 30평형대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방 이혁 수주 담당 이사는 “시공사 입장에서는 단지 내 30평형대 비율이 최소 50% 이상 되지 않으면 수주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대형을 많이 짓는 것보다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미분양 부담을 덜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상반기 수성구 범어동에서 분양에 들어가는 삼호 e-편한세상도 전체 700여 가구 중 80% 이상을 30평형대로만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수성구 지역에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공급이 집중되면서 중대형 수요가 고갈된 상태”라고 말했다.

수성구의 경우 지난해 30평형대 아파트는 전체 분양 가구수(5900가구) 중 21%인 1200가구에 그쳤고 2005년에도 24%에 불과했다. 2000년 이전까지는 30평형대 이하가 전체 신규 분양아파트의 80% 가량을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구 지역 내 미분양 아파트 8000가구 중 40평 이상 중대형이 차지하는 비율은 59%며 수성구 내 미분양 1980가구 중 40평형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8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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