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아홉 번째 구단 엔씨소프트 창단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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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전문기업인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 창단 의향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프로야구계의 숙원인 제9구단 창단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22일 “최근 KBO에 경남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 창단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는 창단 이유에 대해 “창원시의 뜨거운 유치 열정 및 KBO의 강력한 신생 구단 창단 의지, 야구팬들의 강한 열망을 반영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의 창의성, 도전정신, IT 기술력과 노하우,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든다는 기업 목표가 어우러졌다”고 설명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야구를 매우 좋아해 시즌 중 야구장을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가 창단할 경우 홈구장은 마산구장을 사용하며, 2군 리그를 거쳐 2013년께 1군 리그에 참여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인터넷·게임업체가 야구단을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 미국프로야구의 시애틀은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가 대주주이며, 일본에서도 인터넷 기업인 라쿠텐과 소프트뱅크가 야구단을 갖고 있다.

 KBO는 지난 10월 창원시와 제9구단 창단을 위한 협약식을 한 뒤 참여 기업을 물색했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그동안 3개 기업이 창원을 연고지로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엔씨소프트가 물꼬를 튼 만큼 나머지 2개 기업도 곧 창단 의향서를 발표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야구규약상 구단 신설은 사장단 모임인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구단주 총회에서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내년 1월 예정된 이사회 전에 다른 기업이 창단 의사를 밝힐 경우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엔씨소프트의 창단 의사 발표에 대해 기존 구단 사장들은 대체로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 신영철 SK 사장은 “기존 구단들이 손해볼 부분이 있겠지만 전체 프로야구를 생각해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산구장을 제2 홈으로 쓰고 있는 롯데의 장병수 사장은 “국내 사정에서 8개 구단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아직 리그를 확대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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