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센트, 고급화로 소형차 시장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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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센트'가 돌아왔다. 1999년 후속 모델인 베르나에 바통을 넘겨준 지 11년 만이다. '엑센트'는 잘 달리고, 세련됐다. 소형차에선 느낄 수 없었던 정숙성도 겸비했다. 가격도 올랐다. 이를 소형차라 할 수 있을까? 엑센트는 그간 찬바람 불던 소형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소형차 시장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엑센트를 타봤다. 차종은 1.6GDi TOP 풀옵션 모델이다.

엑센트의 심장은 1.6 직분사(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고급형과, 1.4 다중분사(MPI)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기본형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1.6 GDI(직분사) 엔진, 6단 자동변속기 모델은 신형 아반떼와 같은 구성으로, 최고출력이 140마력이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힘 좋은 엔진을 실어 잘 달린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중형차 못지않은 힘으로 가볍게 치고 나간다. 최고시속은 190km정도이고 160km까지는 부드러운 가속력을 발휘한다. 시속 100km일 때 엔진회전은 2000RPM을 살짝 넘는 수준이어서 연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엔진소음도 적다. 250km를 운행해보니 지정체가 반복되는 서울-일산구간에서 평균 11.2km정도 나왔다. (공인연비 16.1㎞/l~18.2㎞/l)
스포티함과 부드러움을 잘 조화되어 있는 엑센트는 그만큼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핸들링 반응은 다소 무겁고, 키가 큰 사람이 타면 통통 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반떼가 화려하다면 엑센트는 절제된 화려함이다. 아반떼와 비교하면 길이는 16㎝, 폭은 7㎝ 작다. 기본사양인 6에어백(운전석·동승석·사이드·커튼), 액티브 헤드레스트(후방 추돌 시 머리받침대가 앞으로 움직여 승객의 목 상해를 줄여주는 장치) 등의 안전장치는 다른 브랜드의 중형차에서도 고급형 옵션으로나 선택 가능한 수준이다.

엑센트는 뒷좌석이 낮게 설계돼 웬만한 키의 성인이 앉아도 때 머리가 지붕에 닿지 않는다. 실내 디자인이나 부품 재질도 무난하다. 이 차의 주 고객층이 20~30대 초중반인점을 감안하면 계기판 디자인은 좀 평범해 보인다. 또 시계를 보려면 버튼을 눌러야 하는 점은 불편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드는 부분은 트렁크다. 11kg짜리 퀴니 유모차에 카시트까지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넉넉했다.

현대차가 소형차의 인식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엑센트에서 엿보인다. 성능이나 옵션, 디자인 그리고 가격까지 소형차 수준을 넘어섰다. 1.4 모델이 1289만~1380만 원, 1.6이 1460만~1536만 원이다.

현대차는 신형 엑센트의 홍보를 위해 '가이스 라이선스'(Guy's License. 진정한 젊음의 특권)라는 컨셉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20~30대 '가이'들을 타겟으로 광고하고 있지만 실은 '가이'들이 되고 싶어하는 다른 층까지 겨냥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소외받고 있는 소형차 시장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태어난 엑센트. 2011년 그의 질주를 기대해본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 이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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