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인근 실버타운을 가다

미주중앙

입력

은퇴한 노인들이 함께 커뮤니티를 이뤄 사는 실버타운이 각광을 받고 있다. 입주자들은 노인들에게 특화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오히려 젊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은 라구나 우즈 빌리지 한인회 회원들이 지난 해 설날 행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여기선 환갑이 넘어도 젊은 축에 속해요.”

자녀들과 함께 살기보다는 여생을 실버타운에서 보내려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실버타운이란 일정한 나이(보통 55세)가 넘은 사람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곳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력을 갖춰야 입주자격이 주어진다. 특히 100만 명에 가까운 한인들이 모여있어 거대한 상권이 형성돼 있는 LA인근 실버타운들은 은퇴를 앞둔 한인들에게 입주희망 1순위다.

지난 27일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남가주 지역의 대표적인 실버타운인 ‘실비치 레저월드’와 ‘라구나 우즈 빌리지’를 가봤다.

■라구나 우즈 빌리지, 라구나비치 인근…1만3000세대 대규모 커뮤니티
골프 풀코스 등 각종 시설, 분양가 10만~100만달러

라구나 우즈 빌리지 한인회장과 인터뷰 하기 위해 정문 근처 맥도널드에 들어섰다. 마침 한인 할머니 7~8명이 커피 한 잔씩을 시켜놓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짧은 바지에 스포티한 복장을 한 장준 회장과 일행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모자를 쓰고 선글래스까지 착용한 모습이 70대 노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활기차 보였다. 장준 회장은 “이 곳에 입주하면 더 젊어진다는 말이 있다”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예전보다 더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서너 번 골프를 즐긴다는 이들은 인터뷰가 끝나자 바로 필드로 향했다.

라구나 우즈는 오렌지카운티 남부에 자리잡고 있으며 어바인 라구나비치 라구나힐스 알리소비에호 레익포리스트시 등에 둘러싸여 있다. 라구나 우즈 빌리지는 실비치 레저월드와 설립자가 같으며 1만3000세대 총 1만8000명 거주하고 있다. 입주하기 위해선 만 55세 이상이어야 하며 부부인 경우 한쪽만 55세가 넘으면 된다. 전체면적은 4스퀘어마일이다. 라구나비치가 10분 거리에 있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일년 평균 기온 화씨72도를 유지하는 쾌적한 지역이다.

게이트 내에는 27홀 골프코스와 별도의 9홀 골프코스가 있으며 6개의 클럽하우스가 조성돼 있다. 또한 5개의 수영장을 비롯 각종 교양강좌를 위한 제반시설들이 마련돼 있어 은퇴노인들이 다채롭고 활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커뮤니티내 주택은 단독주택단지가 조금 있고 대부분 1~3베드룸 콘도미니엄 및 타운홈 단지로 조성돼 있으며 쌍둥이 고급 고층콘도 두 채가 있다. 가격은 최저 10만 달러 정도부터 고급 단독주택의 경우 100만 달러가 넘는 것도 있다. 주택 구입시 역시 가격의 100%를 일시불로 내야하고 연 수입이 가구당 4만5000달러가 넘어야 한다.

이 곳에서도 10년 전 한인회가 구성돼 현재 공식적으로 230가구가 등록돼 있으며 비공식적으로는 280가구 정도의 한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인회 활동도 상당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국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전 미군가족을 초청해 위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인회에 따르면 회원들 대부분이 가주 출신이지만 워싱턴DC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일리노이 등 타주 출신도 꽤 많으며 한국에서 온 사람도 있다.

▶ 문의: 라구나 우즈 한인회 장준 회장 (949)598-0737

■실비치 레저월드, 바다에서 10분거리…9000명중 한인 450명
7만~8만달러선 거래 시작, 한인 급증…한인회도 생겨

레저월드 한인회장인 애나 더비씨를 만나기 위해 게이트를 통과해 클럽하우스6에 들어섰다.

로비 뒤편에서 쉴 새없이 “탁~탁~탁”하며 탁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들여다 보니 10여 개의 탁구대에서 백발의 노인들이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한 켠에는 한인노인 2개팀이 이마의 땀을 연신 훔치며 탁구삼매경에 빠져있었다.

더비 회장은 “이 곳에는 수영장 골프장 탁구장 체력단련실 등이 갖춰져 있어 일부러 차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605번 프리웨이 남쪽 끝부분과 22번 그리고 405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지점에 있는 실비치 레저월드는 지난 1961년에 오픈했다.

총 6600세대 9000명 정도가 한 울타리안에 살고 있으며 한인은 현재 450명 정도다.

실비치 레저월드는 바다에서 10분 거리에 있어 여름철에도 시원한 공기를 즐길 수 있으며 단지안에 9홀로 구성된 골프장 수영장과 체육관도 있어 건강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야외 음악당이 있어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으며 우체국도 내부에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입주자들이 건강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노인들임을 감안해 단지 내부에 구급차가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응급요원도 혹시 있을지 모를 사태를 대비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가장 작은 규모의 집은 방 1개 화장실 1개로 구성돼 있으며 600스퀘어피트 정도다. 가격은 보통 7만 달러에서 8만 달러 사이에서 거래가 성립된다.

방 2개 화장실 1개로 구성된 주택의 경우 850~1100 스퀘어피트 정도며 가격은 11만 달러에서 13만 달러 사이다.

이 곳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집을 구입할 때는 모두 현금으로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17번 구역의 경우 융자를 얻어 구입할 수 있으며 렌트를 할 수도 있다.

매달 관리비는 270달러며 입주하기 위해서는 월수입이 1500달러 이상돼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또 예비비로 저축 생명보험 주식 등 자산이 총 2만5000달러가 넘어야 한다.

최근 한인들의 유입이 급속도로 증가해 실비치 리저월드 내 한인회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한인들만을 위한 각종 동호회가 운영 중이며 조깅 탁구 합창단 문예부 라인댄스 등의 여가활동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