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건전성 바탕, 고객 중심 근원적 변화 꾀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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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국민은행장(오른쪽)이 지난 9월 13일 서울 여의도영업부를 방문해 이날 시판된 ‘KB국민UP정기예금’을 고객에게 홍보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근원적으로 변화하라(Deep Change).” 지난 7월 제4대 국민은행장으로 취임한 민병덕 행장이 주문한 말이다.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느냐는 전환점에서 대대적인 혁신을 주문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딩뱅크다. 9월 말 기준으로 총 자산 277조5000억원, 거래 고객 2628만 명으로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거래하고 있으며, 전국에 1171개의 지점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생산성본부 주관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 5년 연속 1위를 했고,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 고객만족도(KCSI) 평가에서도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민 행장의 취임 후 행보는 변화와 혁신으로 압축된다. 위기 상황에 있던 국민은행을 큰 바다로 이끌기 위해 조직 재건에 박차를 가했다.

 민 행장은 지난 9월 본부 부서장 이상이 참석한 경영진·부서장 워크숍에서 변화경영 추진을 본격 선언했다. 이에 따라 상품그룹 등 3개 그룹을 폐지하고 신탁·연금본부 등 6개 본부와 9개 부서를 축소했다.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복 기능을 통폐합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기 위해 본부 조직을 쇄신한 것이다. 희망퇴직 실시로 조직도 슬림화했다. 지난 10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3244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희망퇴직을 위한 비용 증가로 단기 실적엔 부담이 되지만, 장기적인 비용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민 행장은 소통 경영에도 적극적이다. 8월부터 전국 점포장 1100여 명을 대상으로 ‘Can Do Spirit’ 결의 대회를 했고, 11월부터 전국 영업점 직원 3400여 명을 만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CEO 전국 순회’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영 전략에 대해 직원들과 공감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 말엔 1000여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KB우수고객 초청행사’를 하는 등 고객과의 만남에도 신경 쓰고 있다. 최근엔 우수 기업고객을 초청해 ‘우수기업고객 초청 세미나’를 열었다.

 새로 내놓은 금융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민 행장 취임 후 만들어진 첫 시너지 연계 복합상품인 ‘KB와이즈플랜 적금 앤드 펀드’는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적금과 펀드의 투자 비율을 자동 조절해주는 상품이다. 지난 8월 16일부터 시판돼 지난 15일까지 48만2422계좌에 636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9월 중순 출시한 ‘KB 국민UP정기예금’은 매달 예금금리가 올라가는 계단식 금리 구조의 월복리 상품으로 최근까지 7만8504계좌에 2조1621억원이 들어왔다.

 KB국민은행은 2009년 12월 저소득 근로자와 영세사업자의 자활을 지원하기 위해 100억원을 출연해 KB미소금융재단을 설립했다. KB미소금융재단은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도봉,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등에 지사를 설립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출연 규모를 5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1월 8일부터는 저신용·저소득층 고객을 위해 ‘KB새희망홀씨대출’을 내놨다. 지난 15일 기준으로 5542명에 323억8900만원이 대출됐다.

 KB국민은행의 내년도 경영전략 방향은 내실경영이다.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견실한 성장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은행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발로 뛰는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장을 비롯한 모든 경영진이 먼저 고객을 찾아가고 고객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해 은행의 조직과 제도를 고객 중심으로 재편해 나가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 현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점포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고객 중심의 영업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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