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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클럽〉등 세 편의 영화가 치열한 1위 다툼!

중앙일보

입력

월요일 (현지시간 일요일)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릴레이션가 발표한 10월 15일에서 17일까지의 주말 3일간의 북미흥행에서, 애슐리 저드 주연의 스릴러물 〈더블 제퍼디(Double Jeopardy)〉가 1050만불의 수입을 올리며, 새로 개봉한 경쟁작 두편인 〈스토리 오브 어스(The Story of Us)〉와 〈파이트 클럽(Fight Club)〉을 아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4주연속 1위를 고수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현지시간 일요일의 추정치로서, 〈스토리 오브 어스〉와 〈파이트 클럽〉의 수입도 1040만불과 1030만불로 기록되어, 화요일(현지시간 월요일) 최종집계가 발표되면 순위변동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실제로 〈스토리 오브 어스〉를 만든 유니버설과 〈파이트 클럽〉의 20세기 폭스사는 각자 자신들의 영화가 이번 주말의 최종 1위라고 장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또다른 흥행집계사인 릴 소스사의 영화분석가인 로버트 벅스바움은 자체 극장체인망의 조사를 통하여 집계한 결과 〈파이트 클럽〉. 〈스토리 오브 어스〉, 〈더블 제퍼디〉 순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블 제퍼디〉의 저력에는 모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릴레이션사의 대표인 폴 데저벨리언은 "〈더블 제퍼디〉가 이번 주말 1위이건 아니건 간에 그 흥행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복수하는 여인이라는 장르에 새 길이 열린 셈이다."고 평했다. 이번 주말 새로 선보인 두 영화에 비하여 무려 1000개 가까이 더많은 2936개 극장에서 상영된 〈더블 제퍼디〉의 개봉 24일간의 총수입은 8060만불로서 1억불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말 4위와 5위는 걸프전 코미디 〈쓰리 킹(Three Kings)〉과 미국 중산층에 관한 담론 〈아메리칸 뷰티(Americal Beauty)〉가 각각 730만불과 680만불의 수입으로 차지하였으며, 지난 주말 2위로 개봉하였던 해리슨 포드 주연의 〈랜덤 하트(Random Hearts)〉는 평론가들의 혹평과 관객들의 지루하다는 입소문에 따라 이번 주말에는 순위가 뚝 떨어져 지난 주말보다 55%나 감소한 580만불의 수입으로 6위에 머물렀다.

또 〈스토리 오브 어스〉와 〈파이트 클럽〉외에 개봉작중 10위권에 진입한 영화는 마이클 요크 주연의 종교영화인 〈오메가 코드(The Omega Code)〉가 있는데, 240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 하였다. 하지만 단 305개 극장에서만 상영된 이 영화의 극장당 수입은 7833불로서 이는 해당분야의 이번 주말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는 종교영화인 〈오메가 코드〉가 미국 기독교 TV에서 주로 광고되어 기독교 신자들의 관람이 많았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개봉부터 '주말 흥행전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었던 〈파이트 클럽〉과 〈스토리 오브 어스〉는 각각 두명의 스타들을 주연으로 내세웠지만 그 목표관객층이 서로 확연히 달라서 더 관심을 모았었다.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이라는 두 잘나가는 젊은 배우를 주연으로 한 〈파이트 클럽〉은 젊은 층을 주공략대상으로 삼았고, 브루스 윌리스와 미셀 파이퍼의 로맨틱 코미디인 〈스토리 오브 어스〉는 조금 더 나이든 층을 노렸던 것. 흥행뚜껑을 열어본 결과도 〈파이트 클럽〉의 주관객은 젊은 남성들인 반면 〈스토리 오브 어스〉의 주관객층은 중년여성들이었다.

이번 주말 흥행 1위에서 3위까지의 순서가 최종적으로 어찌되었던 간에 격전을 벌인 세편의 영화중 최강자는 일단 〈파이트 클럽〉으로 보인다. 이는 〈파이트 클럽〉의 개봉관 수가 1963개로 다른 두영화에 비하여 작아서 (〈더블 제퍼디〉는 2936개 극장, 〈스토리 오브 어스〉는 2164개 극장) 극장당 수입만을 따질 때 세 영화중 1위일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두편과는 달리 평론가들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에이리언 3편〉과 〈세븐〉을 연출하였던 기교파 명감독 데이비드 핀처가 〈세븐〉의 주인공 브래드 피트와 다시 만난 〈파이트 클럽(Fight Club)〉의 첫머리에서 단조로운 생활에 권태를 느끼던 잭(갈수록 연기력이 향상되는 것처럼 보이는 에드워드 노턴이 연기했다)은 '비누에 질산을 첨가하면 폭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기이한 분위기의 타일러(브래드 피트)와 만나게 된다. 그후 이들은 〈파이트 클럽〉이란 비밀 집단을 결성하여 사제폭탄으로 한 도시를 공포에 떨게 만든다.

처크 팰러니우크의 소설을 각색하여 영화의 대본을 쓴 신인 각본가 짐 울스가 이 영화에 나오는 폭탄 제조법이 완전히 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7000만불짜리 영화는 미국에서 연달아 터진 대형 총기사고의 영향으로 여름 개봉을 미루어 이제서야 개봉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할리우드의 폭력성이 유례없이 비난받고 있다는 이 시점에서 이 영화의 개봉은 화제일 수 밖에 없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이 영화가 여러 가지 예민한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음을 증명하듯이, 아주 호의적인 평론가들과 아주 적대적인 평론가들로 양분되는 가운데 호의적인 쪽이 다소 많은 결과를 나타내었다. 버라이어티지가 뉴욕, LA, 시카고, 워싱턴 등의 유명평론가들에 대하여 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9명의 평론가들이 호평을 보냈고, 중간판정이 16명, 11명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같이 개봉한 〈스토리 오브 어스〉의 경우, 단 3명만이 호평을 보냈고 26명이 혹평, 11명이 중간 판정을 내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양호한 것이다.) 뉴욕 타임즈의 자넷 매슬린은 이 영화에 호평을 보낸 쪽인데, 그녀는 특히 두 주연배우(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며, "재능있는 배우인 노턴은 한층 더 능수능란해진 연기를 보이며, 피트의 경우는 생기와 본능적인 센스를 회복하여 마침내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칭찬하였다. 반면 이 영화에 혹평을 보낸 LA 타임즈의 케네쓰 튜란은 "이 재치없는 뒤범벅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유아적인 사색과 뼈를 부수는 폭력이다."고 혹평하였다.

한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어 퓨 굿맨〉, 〈스탠드 바이 미〉, 〈프린세스 브라이드〉 등의 걸작을 연출한 로브 라이너가 메가폰을 잡은 〈스토리 오브 어스〉는 브루스 윌리스와 미셀 파이퍼 등 중년에 인기있는 두 스타를 부부로 출연시킨 영화로서 로맨틱 코미디 요소와 함께 드라마적인 요소를 겸비하고 있다. 결혼생활 15년째인 윌리스와 파이퍼는 귀여운 두 아이와 아름다운 집, 안정된 생활 등 겉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행복한 가정을 가진 중년의 부부이다. 하지만 자녀들 앞에서만 행복을 가장할 뿐 실제로 이들 사이에는 깊은 골이 자라 있었고, 자녀들이 없을 때는 서로 고함지르기 일수이다. 그러던 어느날 자녀들이 서머 켐프를 떠나자 이들은 갈라서게 되는데, 이때부터 감독은 관객들에게 그들이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나부터 갈라서게 되었나까지를 회상장면을 통하여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의 부부전쟁은 시작된다.....영화의 각본은 로브 라이너가 감독한 〈노스(North)〉의 각본을 썻던 알란 즈바이벨과 〈스텝맘〉의 각본을 썼던 제시 넬슨이 공동으로 맡았다. 로브 라이너와 즈바이벨, 브루스 윌리스의 경우는 〈노스〉이후의 두 번째 만남인 셈이다.

앞서 전한 바와 같이 이 영화의 최고의 약점은 평론가들에 의해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다'는 식의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다. 아틀란타 저널 콘스티튜션의 봅 롱기노는 "이 영화는 감독의 전작인 '해리가 샐리를..'과 너무 유사하다."고 꼬집은 후 "제목을 '해리가 샐리와 헤어졌을 때'로 바꾸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비꼬았고, 뉴욕 데일리 뉴스의 잭 매튜는 "이 영화에서 대사라고는 주로 비명뿐이다."고 혹평하였다. 다만 이 영화를 양호하다고 본 극소수의 평론가들중 하나인 MSNBC의 조 레이든은 "결혼에 대해 만들어진 가장 재미있는 영화중 하나"라고 칭찬하였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작품으로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SNL)〉의 여성코메디언 몰리 샤논이 SNL에서의 얼터 에고(alter ego)인 메리 케쓰린 갤라그로 출연하는 〈슈퍼스타(Superstar)〉가 570만불의 수입으로 7위를 차지하였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1〉에 이어 올해의 흥행 2위를 달리고 있는 〈식스 센스〉가 520만불의 수입을 올려 8위, 마틴 로렌스 주연의 코믹 액션물 〈경찰서를 털어라(Blue Streak)〉는 380만불의 수입으로 9위를 차지하였다. 이중 〈식스 센스〉의 개봉 11주간 총수입은 2억 4990만불이다.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릴레이션사는 이번 주말의 상위 12권영화의 총 흥행수입은 약 7180만불이라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 주말에 비하여 10.7%가 감소한 수치인 동시에, 〈프랙티컬 매직〉이 1위를 차지하였던 지난해의 같은 기간에 비하여도 2.5%가 감소한 수치이다.

* 이들 연휴 3일간의 흥행성적은 Exhibitor Relations Inc.사의 예매와 관객동원 현황을 고려한 현지시간 일요일 추정치로서 구체적인 최종집계는 현지시간 월요일(한국시간 화요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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