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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까지 확대된 군 인사 …‘김관진식’ 야전형 중용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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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황의돈 육군 참모총장(오른쪽)이 14일 사임했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황 총장이 재산 형성 과정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황 전 참모총장이 지난 7일 전군지휘관회의에 참석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가운데), 한민구 합참의장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의 사퇴로 군 인사의 폭이 커질 전망이다. 당초 군 당국은 “분위기 쇄신용 인사는 하지 않겠다. 정상 인사만 하겠다”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의지에 따라 15일 준장·소장·중장 진급 인사만 실시한다는 방침이었다. 청와대의 기류도 비슷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군 조직을 쇄신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긴 했으나 김관진 장관의 리더십에 힘을 실어 주면서 군 개혁과 조직 안정을 꾀하자는 쪽이 대세였다”고 전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국방 개혁이나 무기체계 소요 같은 군 쇄신 차원에서 육군참모총장의 포스트가 중요한 자리는 아니다”며 황 참모총장을 매개로 한 연쇄 군 쇄신론을 일축했다. 지난 9일 황 참모총장의 재산 형성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뒤에도 그 기류는 지속됐다고 한다. 이미 수차례 소명된 ‘구문’인 데다 황 참모총장이 취임 6개월밖에 안 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황 참모총장이 그대로 간다’는 전제 아래 군 장성 인사를 준비해 왔다”며 “13일 저녁 장성 진급인사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그는 “황 참모총장의 사퇴는 14일 오전 전격적으로 이뤄진 일”이라며 “오전 7~8시쯤 황 참모총장이 김 장관에게 전역 의사를 전달하고 김 장관이 이를 청와대에 곧바로 전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아무리 소명된 일이라 해도 언론에 보도되고 야당 및 군 원로들의 지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황 총장이 더 이상 자리를 지키는 게 불명예스럽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 참모총장의 사퇴에 따라 이번 군 인사는 대장 승진 인사와 보직 이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황 참모총장의 후임으로는 현역 대장 4명 가운데 한 명이 발탁될 전망이다. 육사 32기인 김상기 제3야전군사령관이 유력한 가운데 정승조 연합사 부사령관, 박정이 제1야전군사령관과 이철휘(학군 13기) 제2작전사령관도 거론되고 있다. 김상기 사령관은 국방부 정책실장과 특전사령관을 지냈다. 육군 대장 가운데 유일한 영남 출신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나온 포항 동지상고 출신이어서 어떻게 될지 관심이다. 정승조 부사령관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1군사령관과 육사교장을 거쳤다. 충남 홍성 출신의 박정이 사령관은 수방사령관, 합참 전력작전본장을 지냈으며 천안함 합조단 공동단장을 맡았다. 이철휘 사령관은 학군 13기로 3명의 대장보다 선배다.

군은 이르면 15일 후임 참모총장을 내정하고, 16일 총장 인사를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연다. 이어 군 장성 인사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속전속결이다. 군 관계자는 “육사 32기 육군 대장 가운데 한 명이 참모총장이 되더라도 나머지 2명의 보직 이동이나 전역은 없을 것”이라며 “최대한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이번 인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장성 인사에서는 김 장관이 강조해 온 야전형이 중용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김 장관에게 부쩍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다.

 ◆황 참모총장 재산 증식 의혹은=서울 용산구 일부 지역 ‘고도제한 해제’ 정보를 미리 알고 재산 증식을 한 것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황 참모총장은 국방부 대변인이던 2002년 8월 용산구 한강로1가 대지 316㎡(약 95평)의 낡은 2층 건물을 샀다. 4개월 뒤 국방부는 이 일대 고도제한을 95m로 완화했고, 황 참모총장은 이듬해 매입한 건물을 헐고 연면적 1013㎡의 6층 건물을 신축했다. 국토해양부 공시지가로 5억7000여만원이던 건물 부지 가격은 올 1월 기준 21억8000여만원이었다. 8년 만에 4 배가량으로 올랐다. 인근 부동산업체에 따르면 실거래가는 6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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