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집값 조정국면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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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아파트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을 잡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이 일대 시장이 숨을 죽이고 있다.

그동안 줄 서 있던 매수 대기자들이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집주인들의 기대심리가 강해 호가 하락세는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강남권 아파트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 대해선 일단 의견을 같이 한다. 그 기간은 3∼4개월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값이 떨어지면 매수하겠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아 5% 이상의 하락은 힘들 것으로 본다.

때문에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은 일정 부분 조정을 받으면 가급적 10월 이전에 매수하는 게 좋다고 말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11월 일괄분양하는 판교 신도시에 청약하기 위해 일부러 집을 사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판교 분양 후 탈락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최소한 여름장까지 거래 소강=RE멤버스 고종완 사장은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당분간 규제의 강도를 높일 것 같다. 시장이 안 잡히면 주택거래 허가제를 도입하거나 강남 대체 신도시를 건설하는 등 초강도 대책이라도 내놓을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때문에 서서히 호가를 낮춘 매물이 출회할 것이다. 하지만 매수자가 없어 거래는 소강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정부가 주택거래 신고 내역에 대해 일일이 조사하는 마당인데 누가 집을 사고 팔겠느냐”며 “당분간 거래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양지공인 이덕원 사장은 “매수강도가 지난주 들어 약해졌다. 앞으로 3∼4개월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적으로 볼 때 3개월 정도 조정 장세가 지속되면 10∼20평형대 값이 먼저 흔들리고 6개월 정도 이어지면 30평형대 값이 하락한다”며 이번 장세도 소형 아파트값이 약간 하락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여름 방학 이사철도 큰 변수가 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예년 같으면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유명 학군ㆍ학원 주변으로 몰리면서 대치동 등은 ‘여름방학 특수’가 있었지만 정부의 내신 위주 대학입시에 EBS 수능강의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정부가 ‘강남 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강남 아파트값은 가을까지 보합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양도세 부담 때문에 팔려는 매물이 많지 않다. 매물이 쏟아져야 가격이 크게 조정을 받을 텐데 지금으로선 그런 시나리오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의 한광호 사장은 “강남권 일부 아파트는 거품이 상당부분 낀 것 같다. 가격 조정도 제법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당국이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경우 조정폭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1월 판교 분양 후폭풍 경계=11월 판교 분양 후폭풍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애써 집을 사지 않았던 사람들이 판교에서 떨어지면 기존의 아파트 사자세력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남의 한 중개업자는 “성남이나 분당신도시 거주자 중 의외로 판교 청약을 위해 집을 사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이 한꺼번에 매수를 할 경우 20∼30평형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판교 후폭풍을 예상하고 미리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10월부터 서서히 아파트값이 강보합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서울 강남권도 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판교 분양이 연말까지 아파트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집값 상승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신경을 쓰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 조심=강남권 아파트시장이 조정 장세로 접어든 만큼 분위기에 휩쓸린 매수는 경계해야 한다. 최소한 한 두 달 정도 기다렸다가 매수를 하는 게 좋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부연구위원은 “앞으로 아파트값이 오른다 해도 지난 1∼3월 처럼 급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3∼4개월 정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매수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매도자의 경우 매도시기를 놓친 만큼 자금 여유가 있다면 연말 이후로 미뤄보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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