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씨, 일본 벤처기업 성공담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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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박찬종(60.전 의원)
씨가 일본경제 전도사로 나섰다.

박씨는 일본 벤처 기업인의 인생역전과 경영마인드 그리고 성공비결을 담은 「박찬종이 찾아낸 일본도 놀란 일본 성공 벤처 이야기」(소담출판사)
라는 긴 제목의 저서를 20일 출간한다.

박씨는 한.일 문화교류기금 지원을 받아 일본 게이오 대학 상학부 연구원으로 수학중이다. 기간은 지난해 11월부터 내년 5월까지. 그는 1년 7개월여의 일본체류기간에 한.일경제관계를 연구하게 된다.

이번 저서는 그가 일본에 건너간 지 1년만에 만들어낸 성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박씨는 30명의 벤처 기업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들이 인간 승리자이자 기능 완성자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일본 벤처기업의 현재를 생생히 전해주고 있는 셈.

소개된 벤처 기업인은 횟집 경영자에서 입체영상 하이비전 개발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사키야마 자동차 서비스 대표인 사키야마 씨는 중졸 학력이지만 자동차 수리 만큼은 일본 내 최고를 자랑한다. 고급외제 승용차를 전문으로 고치는 그는 혼다를 비롯한 일본 유수 자동차 회사 임원도 꼼짝 못할 정도로 기술력이 예술가 경지에 이른 인물이다. 부친이 일찍이 사망해 청소년 시절을 불행하게 보낸 그는 `나 좋아서 하는 일에 성공이 있다'는 철학으로 노력한 끝에 오늘의 자신을 일궈냈다.

반도체 검사장치 일인자인 일본엔지니어링 대표 가네코 씨의 성공은 과감한 업종전환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그는 한때 공업용 청정기로 이름을 날렸으나 뜻하지 않은 부도로 실의에 빠졌다. 그는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은 몇몇 사원과 함께 재창업에 나서 반도체 검사장치 분야에서는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성공의 이면에는 늘 공부하는 탐구정신과 모두가 하나라는 공동체 정신이 있었다.

디스코 대표 세키야 씨는 `벤처에는 고유 영역이 없다'는 신조로 타 분야에 겁없이 뛰어들어 성공의 열쇠를 쥔 인물. 문과대 출신으로 기계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몰랐던 그는 7년여의 연구 끝에 어떤 물체라도 최소단위로 자를 수 있는 `다이싱 소(Dicing Saw)
'를 개발했다. 그의 회사는 정밀연삭절단장치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내 시장점유율도 무려 90%에 달한다.

박씨는 이들의 삶과 도전 그리고 성공을 통해 위기에 처한 한국인들이 좌절과 절망의 늪에서 빠져 나오는 데 작은 자극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을 피력하면서 '면담한 기업인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곧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한결같이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환경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한국형 재벌이 존재하지 않아 이른바 대규모 차입경영이나 선단경영은 상상할 수도 없다는 것. 매출액 기준으로 특정업종의 대형기업들이 있으나 소유와 경영이 완전분리돼 있고, 경영진도 주주의 이익에 봉사할뿐이라는 얘기다.

또 책에서 언급된 기업이 몇몇 대형기업과 나란히 자기분야에서 일본을 대표하며 상호협력하는 공생관계에 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외형의 크고 작음이 반드시 기업의 신용과 명성을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본기업이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박씨는 '그러나 양국 경제환경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한국과 일본은 인구, 면적, 기술수준, 국민의식에서 상이하며 따라서 내가 든 사례들은 어디까지나 일본 풍토 속에서 성공한 사례라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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