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진출팀들, 약점 노출 고민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들이 정규시즌에는 눈여겨 보지 못했던 약점들이 속속 노출돼 코칭스태프가 걱정에 휩싸였다.

플레이오프 2경기를 잇따라 한화에 내준 두산은 경험이 부족한 포수 홍성흔이 볼을 뒤로 빠뜨리는 실수가 결정적인 패인.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신인왕에 꼽히는 홍성흔은 데뷔 첫해 고참들을 모두 따돌리고 주전 마스크를 썼지만 정작 큰 경기가 벌어지자 허둥대는 모습이 역력했다.

1차전 패인이 된 2차례 폭투와 2차전 5회 추가실점을 낳은 강병규의 폭투 모두 공식기록으로는 투수가 잘못 던진 것으로 판정됐지만 프로야구 포수라면 원바운드된 볼을 가슴이나 무릎으로 막아내는 기량을 보여야 했다.

홍성흔의 블로킹이 미숙하자 두산 투수들은 주자가 있을 때 낮은 볼이나 낙차 큰 변화구를 마음놓고 던지지 못해 구질이 단순해졌다.

두산은 또 붙박이 4번타자 김동주가 7타수 1안타의 타격 부진을 보인데다 특급 마무리 진필중의 혹사 후유증 등이 겹쳐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상대 투수들은 3번 우즈만 무사히 피해가면 한결 수월한 경기 운영을할 수 있어 두산 클린업 트리오의 위력이 반감되고 있다.

올시즌 무려 73경기나 마운드에 올랐던 구원왕 타이틀을 획득한 진필중은 정규시즌 지나친 등판으로 구위가 처졌다.

종전에도 정규시즌 최고투수가 포스트시즌에는 부진했듯 진필중 역시 무리한 투구의 후유증으로 볼 스피드가 떨어지고 있다.

반면 한화는 연승은 했지만 특정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이희수 감독은 1차전에서 마무리 구대성을 6회부터 투입한데 이어 2차전에서도 마무리로 기용하는 등 중간계투 요원들을 믿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일부 투수만으로 운영할 수는 없는 만큼 구대성이 지칠 경우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

이런 투수운용으로는 플레이오프에서 이겨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한화는 또 로마이어와 데이비스, 용병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졌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12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시작하는 삼성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어 승리를 장담할수 없고 롯데는 선발보다 허약한 마무리 투수진때문에 애태우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이 저마다 걱정거리를 안고 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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