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비주력 4개사업 완전 분리 힘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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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가 반도체 이외의 비주력 사업부문을 완전 분리.독립시키기로 한 계획이 일부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대에 따르면 현대전자는 현대반도체와의 합병을 통해 반도체전문업체로 출범하면서 통신.액정.전장.모니터 등 반도체 이외 4개 사업부문을 내년초까지 해외매각 또는 외자유치 등을 통해 분리.독립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각 부문의 자산규모에 비해 해외협상파트너들이 제시하는 지분인수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어 매각협상이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는 이들 4개사업부문에 대해 경영권 지분을 유지, 일부 지분만 매각하는 쪽으로 협상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개 부문 가운데 액정(LCD)사업부문의 경우 타이완(대만)의 노트북PC업체들이 1억5천만달러 정도로 지분참여를 제의해 놓은 상태지만 이 정도의 금액으로는 액정사업부문 총지분의 20%도 충당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대전자의 시각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100% 지분을 전량 인수하겠다는 원매자가 나타날 경우 분리.독립이 수월하겠지만 일부 사업부문은 자산가치가 많게는 10억달러 이상이기 때문에 이만한 금액을 투자할 원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전자는 따라서 완전한 분리.매각이 곤란할 경우 일정지분만 매각하고 필요할 경우 현대전자가 각 부문별로 경영권 지분을 계속 보유, 자회사 형태로 분사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회사는 특히 각 사업부문이 해외제휴선과 기술공유, 장기제품공급, 특허사용,영업권 등의 부문에서 해외제휴선과 다양한 계약을 맺고 있어 단시일내에 모회사에서 완전히 분리시키는 것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협상파트너들이 대부분 해당사업부문의 지분인수 이후에도 현대전자가 일정정도 경영에 참여, 생산과 영업부문 등에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현대전자는 밝혔다.

현대전자는 "반도체 이외 4개 사업부문의 분리.독립 계획은 주채권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굳이 시간에 쫓겨 분리.매각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면서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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