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최대 미술전 한인이 '대상'

미주중앙

입력

1.5세 한인 아티스트가 일을 냈다.
메트로 애틀랜타의 마리에타에 사는 미술가 허 견(27) 씨다.

허씨는 조지아주 최대 규모의 미술 공모전인 '허진스 아트센터 미술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해 상금으로 현금 5만 달러를 받았다.

허진스 아트센터 미술공모전은 올해 400여 명의 작가들이 2000여 점의 작품을 출품해 각축을 벌였다.

허견씨가 대상을 수상한 설치미술 작품 [행복을 기원하며]의 전체 모습이다.

허 씨의 작품은 색동을 주제로 한 설치미술 '행복을 기원하며'(She Prays Happiness)다. 조화의 꽃잎을 잘게 잘라 색깔 별로 배열해 한국 색동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으로 벽부터 바닥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색의 향연이 마치 색동 비단을 깔아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허 씨는 "어렸을 때부터 흔하게 접했던 색동의 패턴에서 어느 순간 특별함을 느끼게 됐다"며 "스튜디오에 가져다 놓은 엄마의 이불을 보고 이번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이번 작품을 위해 수개월 동안 묘지를 찾아 다니며 조화를 모은 뒤 한 달 동안 꽃잎을 잘라 일주일 동안 6시간씩 설치작업을 했다"며 "부모님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는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기뻐했다.

허 씨는 사바나 아트 칼리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현재 애틀랜타는 물론 시카고, 뉴욕, 시애틀, 버몬트 등 전국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미술가로서 탄탄대로를 달려 왔지만 그에게도 한때 방황의 시기가 있었다. 대구에서 태어나 13살 때 이민 온 뒤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컸다. 이 시간을 극복하게 해 준 것이 바로 미술이었다.

올해 허진스 미술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허견씨가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그는 "미술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마음의 갈등과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풀어냈다"며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씨가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미술의 힘"이라고 말했다. 작품을 보고 개인의 판타지나 추억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씨는 내년 12월 허진스 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애틀랜타중앙일보= 김동그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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