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 꿈 꾼다?” … 마약 선인장 팔다 덜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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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8월 회사원 최모(51)씨는 인터넷에 독특한 광고를 올렸다. 자신이 판매하는 선인장을 먹으면 오색의 꿈을 꾼다고 선전했다. 최씨는 태국에서 이 선인장 한 그루에 4000원씩 161그루를 수입했다. 대전의 자택 옥상에 설치한 비닐하우스에서 선인장을 키우며 팔았다. 석 달 동안 10명의 네티즌이 한 그루당 3만원씩 주고 이를 구입했다.

 ‘로포포라’(사진)라고 불리는 이 선인장의 꽃봉오리에는 환각성분이 들어 있다. 즙을 내서 먹거나 말린 뒤 갈아 먹으면 다섯 가지 꿈을 꾸며 기분이 좋아진다는 의미에서 ‘오우옥’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환각 효과가 대마초보다 강하다. 그래서 미국 등에서는 환각제인 LSD의 대용물로 쓰인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로 지정된 로포포라를 태국에서 수입해 재배·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최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국제 특송화물 우편으로 들여온 로포포라를 올해 8월부터 인터넷으로 판매해 3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환각성분이 든 건 알았지만 마약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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