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View 파워스타일] 한국 뮤지컬 계의 대표주자 설도윤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5면

한국 뮤지컬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51) 대표. 최근 지난 3년 동안 모아뒀던 글을 모아 ‘헤이, 미스터 프로듀서(다할미디어)’라는 제목의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했다. 인생의 전환점이 언제였느냐고 그에게 물었다. “유년의 어느 날 갑자기 음악에 빠져들었던 그 시점부터 줄곧 한 방향으로만 걸었던 것 같아요.” 성악가에서 무용수로, 뮤지컬 배우에서 연출가로 그의 발전과 도약은 끝이 없다. 2003년 부산에서 태풍으로 ‘캣츠’ 공연장을 날려보냈던 뼈아픈 기억이 있지만 젊은 세대에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열정과 긍정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뮤지컬을 대중에게 알리고 공연시장을 산업화하는 데 기여한 설 대표는 내년 2월 1일부터 뮤지컬 ‘천국의 눈물’을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다. 해외 진출까지 생각 중이다.

매일 편하게 신는 검정 구두

지난해 구입한 ‘레이밴’ 안경 ①은 렌즈 색깔이 주변 밝기에 따라 달라져 선글라스가 따로 필요 없다. 사무실에서의 잦은 미팅과 가끔씩 골프장에 나갈 때 편하게 쓴다. 쇼핑은 주로 뉴욕 출장을 갔을 때 직접 입어보고 구입한다. 재킷은 젊은 분위기이면서 몸에 꼭 맞는 ‘티에리’를 여러 벌 갖고 있지만 촬영을 위해 ‘보스’를 입었다. 푸른 셔츠는 ‘티에리’이고, 청바지는 ‘캘빈클라인’, 신발은 뉴욕에서 발견한 ‘존스톤앤머피’ 브랜드의 검정 구두가 가장 편해서 매일 신는다.

 미국의 전설적 연출가 해럴드 프린스

2001년 생일 이틀 전, ‘오페라의 유령’을 초연한 미국의 전설적 연출가 ‘해럴드 프린스’의 록펠러센터 사무실에 찾아갔다가 ‘영화로운 2002년을 맞이하라’는 자필 인사말이 적힌 『Harold Prince: A Director’s Journal』라는 제목의 두툼한 영문책 ②한 권을 받았다. 10년이나 간직했는데 상태가 새 책 같다. 생일선물로 함께 받은 오래된 여행가방
④은 해럴드의 손때가 묻어 있는 것인데, 나무로 만들어진 무거운 가방이라 사용하지는 않는다. 두 가지 다 설 대표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을 추억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상징물들이다.

 날이 시퍼런 운검 한 자루

소통과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설 대표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소장품으로 운검(雲劍, 임금 호위 무사의 칼) 한 자루를 소개했다. 잿빛 가오리 가죽으로 만들어진 칼집을 열자 날이 시퍼렇게 선 진검 ③이 드러났다. 날 위에 한자로 ‘화이부리도(和而富利道)’라고 새겨져 있다. ‘화합이 부와 이치에 다다르게 한다’는 의미. 두 달 동안 담금질해서 만든 이 칼은 도검명가 류인채 장인의 것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하는 회사 사장이 지난 3월 선물했다. 원래 검을 받을 때는 반드시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해서 천원을 건네주었단다. 단 한 번 종이를 베어 본 게 전부지만 소장하기 위해 무기소지면허도 받았다.

이네스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