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그날 재연 보복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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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북한군의 연평도 공격이 이뤄진 23일 우리 군이 실시했던 형태의 포 사격 훈련을 곧 재개할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30일 “북한군의 도발과 대남 군사위협에도 불구하고 연평도 지역에서 훈련을 계속한다는 것이 군의 입장”이라며 “준비를 마치는 대로 해당 부대에서 포 사격 훈련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곧 이뤄질 훈련은 해당 지역 부대가 통상적인 계획에 따라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공격 이후 우리 군 당국이 연평도에 다연장로켓포(MLRS)와 K-9 자주포를 증강 배치하고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를 투입하려는 것은 추가적인 포 사격 훈련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측의 통상적 포 훈련을 빌미로 한 북한군의 추가 도발을 증강된 화력으로 억제하려는 조치라는 얘기다. 군 당국은 23일 오전부터 4시간여에 걸쳐 K-9 자주포·벌컨포 등 3600여 발의 포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남북 군통신 라인을 통해 중단을 요구하다 연평도에 대한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연합 서해 훈련 마지막 날인 1일 포 사격 훈련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해병대 연평부대가 ‘30일 오전 10시부터 사격 훈련이 벌어질 것’이란 방송을 했으나 합동참모본부는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를 두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우려한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결정이라거나 미군 측의 연기 요청 때문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30일 국방위 에서 “적절한 날 재개하려고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와 별도로 6일부터 전국 해상 29곳에서 사격 훈련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국립해양조사원 항행 경보에 따르면 합참은 6일부터 12일까지 동해와 서해, 남해 29곳에서 사격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서해 대청도 남서방(함정사격), 격렬비열도 남방, 안마도 남서방, 대천항 근해, 미여도 근해 등이다. 해양조사원이 공지한 군의 사격 훈련 구역에는 서해 5도 지역은 포함돼 있지 않다. 군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으로 사격하는 경우는 자주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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