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30. 50~80야드 어프로치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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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0~80야드 부근에서의 어프로치샷입니다. 적지 않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까다롭다"고 하는 거리예요. 거리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차라리 더 먼 거리라면 그 거리에 맞는 아이언을 잡고 풀스윙을 하면 되지만 어정쩡한 거리는 그야말로 감각으로 쳐야 하거든요. 자칫하면 턱없이 짧거나, 반대로 그린을 넘어가 버리는 사태가 생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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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0~80야드 거리에서 대부분 샌드웨지를 사용해요. 샌드웨지는 공을 띄워 그린에 떨어뜨린 뒤 가장 적게 구르게끔 하는 클럽이지요. 샌드웨지를 좀 짧게 잡고 남은 거리에 맞춰 백스윙의 크기를 조절해요. 물론 샌드웨지보다 로프트가 조금 작은 피칭웨지나 갭웨지(샌드웨지와 피칭웨지의 중간인 50~53도짜리 웨지)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특수상황이 아니라면 늘 같은 클럽을 사용하라는 거예요. 그래야 거리감을 일관되고도 익숙하게 유지할 수 있거든요. 거리감이 서로 다른 클럽을 번갈아 사용하면 당연히 정확한 컨트롤이 어렵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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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깝다고 왼팔 힘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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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을 해볼까요. 사진A는 제가 70야드 거리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는 모습이에요. 평소의 4분의3 정도 스윙을 해서 핀에 붙일 수 있는 거리지요. 더 가깝다면 백스윙을 좀 더 줄여야겠지요. 물론 스윙의 크기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어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 때문에 어프로치샷에서의 거리는 이렇게 백스윙의 크기로 조절한다는 것만 기억하세요. 거리감은 스스로 연습을 통해 자신만의 감각을 깨닫고 익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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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프로치샷에서는 공을 정확하게 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린까지 거리가 가깝다고 힘을 뺀다거나, 가파르게 클럽을 들어올려 백스윙하거나, 아니면 백스윙을 하지 않고 팔로만 공을 때린다거나 하는 일은 모두 금물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거리에서 뒤 땅을 치거나 공의 윗부분을 때려(토핑) 낭패를 보는 경우는 대부분 그런 샷을 했을 때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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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로스루는 끝까지 한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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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부드럽게 친다고 왼팔이 구부러질 정도로 힘을 빼지 마세요. 클럽의 날이 공 아랫부분에 정확히 오도록 왼팔을 뻗어내려 셋업을 한 뒤 공을 때릴 때도 그만큼 왼팔을 뻗어 셋업 당시의 높이를 반드시 유지하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면서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정상적인 샷과 똑같이 왼팔로 리드하라는 것이지요. 일부러 살살 임팩트해선 안 돼요. 정상 샷과 똑같은 리듬으로 힘차게 치세요. 부드러운 샷은 어깨힘을 빼는 데서 나오는 것이지 팔이 흐느적거려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정확성과 간결함을 위해서 클럽을 잡을 때 그립 아랫부분을 짧게 쥐는 것도 요령입니다. 하체를 단단히 고정해 몸의 밸런스를 잃지 않는 것도 언제나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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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씀드리지만 거리는 스윙의 크기로 맞추는 것이지 공을 때리는 힘을 조절해 맞추는 게 아니라는 걸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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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로 스루는 어떨까요. 대개는 백스윙한 만큼 폴로 스루를 해주라고 하지요. 하지만 그걸 너무 의식해 폴로 스루를 하다가 만다면 역시 미스를 범하기 쉽답니다. 그러므로 사진B처럼 폴로 스루를 끝까지 해준다는 느낌을 갖는 게 바람직해요. 마치 부모가 아이의 볼기를 때리려다 마음이 약해져 슬쩍 건드리는 것처럼 샷을 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프로 선수들은 빠르고 단단한 그린 위에 공을 세우기 위해 '백스윙은 작게, 폴로 스루는 크게'라는 생각으로 어프로치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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