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피폭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원전측은 4일 오후7시쯤 월성 원전 3호기에서 점검 작업을 벌이던 중 중수저장 탱크의 수위가 낮아진 점을 발견, 긴급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작업장 바닥에 중수가 새 나와 방사능이 누출된 사실을 확인, 작업금지 명령을 내렸다.
李씨 등 2명이 자체관리치 이상으로 방사능에 쐰 사실은 4일 작업을 끝낸 뒤 5일 피폭여부 정밀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원전측은 李씨 등 2명에게 자체관리치 이상으로 피폭된 사실을 통보하고 과학기술부에도 사고 사실을 통보.
사고가 난 원자로 건물 내에는 22명이 작업 중이었고 사고로 2명이 자체관리치를 초과한 방사능에 피폭됐지만 나머지는 초과하지 않자 직원들은 천만다행이라는 분위기.
피폭자 중 가장 많은 방사능을 쐰 李씨의 경우 피폭량은 4백40mrem으로 X-레이 촬영 때 2백m rem의 2배 수준이라는 게 원전 관계자의 설명.
가압중수로형의 원전3호기는 98년 7월1일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고 지난달부터 다음달까지 점검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원전측은 사고 뒤 자체관리치 이상으로 피폭된 2명의 작업장에 대해 방사선과 무관한 장소로 근무장소를 바꿔 방사선 관련작업 대신 일반작업장에 배치해 정상근무토록 했다.

원전관계자는 "감속재에 들어있는 중수는 핵연료와 접촉하는 비중이 높은 물로 방사능을 띠고 있지만 이번 사고는 정비과정에 있을 수 있는 일" 이라며 애써 사고의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눈치.
22명의 작업자들은 "계획했던 작업중 중수가 누설되는 사실을 발견하고 바로 중수누설 사실을 주제어실에 통보하고 곧바로 철수하는 등 당시의 상황이 매우 긴박했다" 고 전언.
원전측은 사고뒤 추가 방사성 피폭의 우려 때문에 방사선 관리부서와 발전소 운전부서 인원 20여명을 원자로 격납 건물안에 안전장구를 착용토록 한 뒤 투입, 바닥에 고인 중수를 드럼통에 담는 회수작업을 벌였다.

월성 원전 사고사실이 알려지자 월성원전 증설반대운동을 펴온 원전반대대책위 김상왕 (金相旺)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우려하던 바가 현실로 나타난 것에 다름아니다" 며 "더 이상 원전을 추가 건설해서는 안된다" 고 말했다.

金위원장은 특히 "국회 국정감사에서 원전의 사고 위험성이 제기된지 사흘만에 사고가 났다" 며 "앞으로 원전을 절대로 추가건설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반대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펴겠다 "고 밝혔다.

경주 =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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