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후원 이색파티' 화제

중앙일보

입력

미국.유럽에서는 보편화된 미술관과 작가를 위한 후원금 마련 파티.

국내에선 보기 드문 이같은 후원 파티가 오는 10일 아트선재센터 레스토랑 '아르티시모' 에서 조각가 정서영(36) 씨를 위해 열린다.

내년 2월 이 곳에서 개인전을 갖는 그를 평소 관심있게 지켜보던 사진작가 전원미씨 부부가 파티를 주관한다.

전씨 부부는 파티에서 직접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어 참석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정씨를 돕겠다며 회비 7만원을 낸 참석자 50여명은 이들 부부가 솜씨를 발휘한 애피타이저.샐러드.파스타에 와인 등을 즐기며 작가와 담소를 나누게 된다.

'요리' 를 주제로 한 이유는 작가를 위해 손수 뭔가 해보고 싶다는 전씨 부부의 희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역시 모금을 위한 '즉석 경매' 가 벌어진다. 정씨의 드로잉 작품이 최저가 30만원부터 경매에 붙여지고, 참가자들이 직접 만들어온 액세서리류나 아트선재센터에서 협찬한 아트상품 등이 함께 출품된다.

'아줌마' 연작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오형근씨도 파티의 취지에 공감해 작품 1점을 기증했다. 또 음악가들이 노 개런티로 공연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이 파티에서 목표한 모금액은 5백여만원 선. 정씨는 이 후원금을 전시 팜플렛 제작 등에 사용하게 된다.

물론 정씨에 대한 미술관 지원금도 있지만 이 파티는 애호가들이 "가능성있는 작가를 작게나마 돕고 싶다" 며 자발적으로 꾸민 자리라 더욱 의미가 깊다.

아트선재센터 김선정 부관장은 "미술관에서 작가를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IMF 이후 경영난 때문에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 이라며 "이번 파티는 비록 작은 자리이긴 하지만 작가를 후원하는 풍토가 정착하는 데 새바람을 몰고 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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