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한진그룹 세무조사 사상최대 5,416억 추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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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4일 한진그룹 계열사 및 사주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모두 1조8백95억원의 탈루소득이 드러나 5천4백16억원을 추징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세청은 또 한진그룹 조중훈(趙重勳)명예회장과 조양호(趙亮鎬)대한항공 회장.조수호(趙秀鎬)한진해운 사장 등 趙회장 부자 3명과 대한항공.한진해운 등 2개 법인을 해외거래를 통한 거액의 리베이트 및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재계 서열 6위의 재벌 일가족이 탈세혐의로 한꺼번에 검찰에 고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추징금액도 사상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는 지난 92년 현대그룹에 대한 주식이동 조사를 벌여 1천3백61억원을 추징한 것이 최대 규모로, 국세청은 현대와의 법정분쟁 끝에 1천2백억원을 되돌려준 바 있다.

국세청은 한진그룹에 대한 조사결과 위장구매계약.위장송금.외화 해외이전 등 모두 11건의 탈세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계열사별로는 ▶대한항공이 1조4억원의 소득을 탈루해 4천4백49억원이 추징된 것을 비롯, ▶한진해운이 3백98억원 소득탈루에 세액 1백39억원 추징▶한진종합건설은 4백74억원 소득탈루에 1백3억원 추징▶정석기업은 19억원 탈루에 10억원 추징이 결정됐다.

국세청은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91~98년 중 해외에 소재하는 항공사로부터 엔진할인금액(리베이트)을 받아 국내로 반입한 뒤 1천6백85억원을 일가족의 세금납부에 충당하거나, 중고항공기를 싸게 매각한 후 차액을 해외 자회사로 이전하는 등의 수법으로 거액의 외화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친인척이 이끄는 한진투자증권이 발행하는 후순위 회사채 1백70억원을 비싸게 매입하는 등 적자 계열회사에 우회적.상습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온 혐의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날 또 세계일보.일성건설.한국티타늄공업 등 통일그룹 계열사에 대해서도 2천1백72억원의 탈루소득을 찾아내 3백59억원을 추징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일성건설의 이창열(李昌烈)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조사결과 ▶세계일보는 소득탈루액 9백30억원에 대해 42억원▶일성건설은 탈루액 7백49억원에 1백20억원▶한국티타늄은 탈루액 3백88억원에 1백47억원을 각각 추징한다고 밝혔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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