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서도 ‘연평도 포성’ 멎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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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연평도의 포성에 흔들렸던 세계 금융시장이 일단 하루 만에 충격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또다른 진원지인 유럽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재정 불안에 시달리는 아일랜드·포르투갈 등이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나섰지만 곳곳에서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한반도 리스크 수면 아래로=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0.91포인트(1.37%) 상승한 1만1187.28로 마감했다. 전날 하락 폭(1.27%)을 하루 만에 만회한 것이다. 이날 영국(1.36%), 독일(1.77%), 프랑스(0.62%) 등 유럽 주요 증시도 반등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도 주춤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보다 3.2% 급등한 배럴당 83.86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금값은 0.3% 떨어진 온스당 13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5일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포인트(0.09%) 오른 1927.68로 장을 마감했다. 원화 값은 전날보다 달러당 4.5원 오른 1137.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 불안은 여전=구제금융 수용을 택한 아일랜드는 앞으로 4년간 재정지출을 20% 줄이고, 세금을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긴축안을 24일 내놓았다. 이를 통해 내년 60억 유로를 포함, 2014년까지 재정적자를 150억 유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긴축안이 최저임금 인하, 사회복지 예산 삭감,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 등을 포함하고 있어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 2012~2014년 연평균 2.75% 성장을 전제로 한 이번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도 곳곳에서 나온다. 당장 다음 달 7일 의회에 상정될 예정인 내년 예산안의 통과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물론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도 긴축안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제금융을 받을 ‘다음 차례’로 거론되는 포르투갈도 역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날 포르투갈 노동계는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벌였다. 22년 만의 최대 규모라는 이번 파업으로 전국의 기차·버스·항공기가 멈췄고 병원·은행·학교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공공부문 임금 삭감과 세금 인상을 포함한 포르투갈 정부의 긴축안은 26일 의회 표결을 앞두고 있다. 재정 불안에다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가세하며 이날 아일랜드·포르투갈·스페인 등 ‘재정불량국’들의 국채 금리는 급등세를 보였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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