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화 자산 특정 통화에 편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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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감사원은 한국은행이 총재 1인의 결재로만 외화자산을 운용하며, 외화가 미국 달러 등 특정 통화에 편중돼 있어 위기 상황 대처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의 한은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은은 경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규모의 금(14t, 세계 57위)을 보유하고 있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회·언론 등에서 금 보유 확대 요구가 많았는데도 한은의 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논의조차 없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한은 총재에게 외화자산 운용 계획을 결정할 때 여러 투자자산의 장·단점을 검토해 금통위의 의결을 거쳐 확정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은이 올해 급여를 5% 삭감하기로 발표하고도 실제로는 3.7%만 삭감하고 대신 연차휴가보상금 산정 오류 등으로 눈속임 삭감을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지난 3월 선택적 복리후생비를 과도하게 인상해 개인연금 명목으로 직원 1인당 240만원씩 54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000년과 2006년 감사에서 개인연금을 지급하지 말라고 지적했었다. 결과적으로 한은의 사실상 급여 삭감 비율은 0.9%에 불과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 밖에 중소기업 금융지원 등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총액한도대출자금과 관련해 중소기업 대출 시 우대금리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가 24.3%에 달해 관련 중소기업이 연간 211억여원의 이자를 더 부담하게 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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