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모자 … 10년 만에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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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사진)여사가 10년 만에 아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수치 여사와 영국인 전 남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킴 아리스(33)에게 비자를 발급했다고 수치 여사의 변호인이 22일 밝혔다. 수치 여사는 영국인 교수였던 고(故) 마이클 아리스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두었지만 2000년 미얀마에서 마지막으로 두 아들과 2주일을 함께 보낸 뒤 지금까지 모자 상봉을 하지 못했다.

 아리스는 어머니와의 재회를 위해 최근 태국 방콕에 머무르고 있으며 수치 여사가 석방된 당일 방콕 주재 영국대사관에서 감격스러운 모자 간 전화통화를 한 바 있다. 수치 여사는 오랜 가택연금 기간에 전화·인터넷 접속 등의 외부 접촉을 전면 차단당했으며 수치 여사의 아들이 해마다 신청한 비자발급도 거부당했다.

미얀마 군정 당국은 수치 여사의 남편이 1999년 암으로 사망할 무렵 수치 여사가 영국으로 건너가 남편을 볼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수치 여사는 미얀마 재입국이 허용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미얀마를 떠나지 않았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식통에 따르면 킴 아리스는 이날 항공편을 통해 미얀마 입국을 시도하고 있으며 금명간 미얀마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치 여사의 변호인 니안 윈은 “수치 여사가 직접 양곤 공항으로 아들을 마중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가이르 룬데스타드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이날 “수치 여사가 석방된 만큼 노벨위원회는 그를 재초청할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수치 여사가 미얀마에서 할 일이 너무 많아 내후년께야 이곳을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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