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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엘 고어가 노벨평화상 받은 2007년, 진짜 21세기가 시작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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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그린 자본주의
사와 다카미츠 지음
오영환 옮김, 부글
226쪽, 1만2000원

이달 말 멕시코의 휴양지 칸쿤에는 세계 190여개국 대표단이 집결한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서다. 1997년 일본에서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이후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어만 간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할 것 없이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자원·에너지 소비, 환경오염의 댓가로 일궈온 20세기 방식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일본 교토대 경제연구소장을 지낸 사와 타카미츠 시가국립대 학장은 신간 『그린 자본주의』에서 “이제 석유·자동차로 대표되는 20세기와 결별할 때가 됐다”고 잘라 말한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외친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2007년이 바로 20세기와 21세기를 끊는 ‘단층’이었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특히 2008년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청정개발체제(CDM)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CDM은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방식으로 선진국 내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 개도국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그 줄인 양을 선진국의 감축량으로 인정받는 제도다. 이 CDM을 통해 개도국와 선진국이 윈-윈할 수 있고 경제 위기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한 것처럼 신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 등 녹색투자로 경제를 살리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도 좋은 해법이라고 했다. 저자는 그린 뉴딜에 바탕을 둔 그린 자본주의를 요청한다. 오염이 아닌 정화기술로 돈을 벌고, 땅속 자원이 아닌 하늘에서 태양·바람 에너지를 얻고,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체제를 기대하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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