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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구스타브 국왕은 플레이 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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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구스타브 스웨덴 왕과 불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모델 겸 가수 카밀라 헤넨마르크.

“국왕과 그의 친구들이 불법 스트립 클럽에 모였다. 알몸의 여자들은 모피코트만 걸친 채 그들을 맞았다. 여자들은 그저 식후에 커피와 함께 제공되는 디저트 정도로 여겨졌다.”

 점잖고 가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진 칼 구스타브 16세(64) 스웨덴 국왕의 섹스 스캔들을 폭로한 책이 4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발간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6일 보도했다. 『칼 구스타브 16세-군주가 되길 원치 않은 군주』라는 제목의 이 책은 탐사전문기자 3명이 구스타브 왕에 대한 떠도는 소문을 2년간 추적한 끝에 내놓은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구스타브 왕은 마피아가 운영하는 불법 클럽에서 자주 파티를 벌였다. 그는 젊은 여성 수십 명을 초대해 난교파티를 벌였고, 경찰을 동원해 그 증거를 없애기도 했다. 구스타브 왕은 세르비아 출신 마피아 두목인 밀레 마르코비치가 스톡홀름의 국립경찰청 지하에서 연 파티에 참석해 벌거벗은 여성들과 함께 욕조에서 목욕을 즐기기도 했다. 책은 왕의 불륜 사실도 들춰냈다. 구스타브 왕이 1990년대 후반 모델 겸 가수인 카밀라 헤넨마르크(46)와 사랑에 빠져 1년 이상 불륜 관계를 유지했으며, 왕비 역시 이 사실을 알았지만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구스타브 왕은 책 출간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들과 논의한 끝에 우리는 책 내용을 덮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모두 오래전의 일이기 때문이다”고 밝혀 사실상 책의 내용을 인정했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폭로 사건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스캔들의 내용보다 이를 대하는 스웨덴 국민의 반응이라고 보도했다. 설문 조사 결과 스웨덴 국민의 80% 이상이 구스타브 왕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고 응답했고, 50%는 언론이 왕가의 사생활을 추적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답했다. 책의 저자인 토마스 셰베리는 “스웨덴에서 왕가는 초월적인 존재로 여겨진다”며 “총리였다면 사임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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