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외부인재 모셔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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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공동 창업자들이나 내부 인사를 요직에 앉혀 온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외부인사를 영입, 최고 재무책임자(CFO)에 임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전통적으로 내부 인사를 선호하던 MS가 이례적으로 정보기술(IT) 경력이 전혀 없는 제지회사 임원 출신의 크리스 리델(47.사진)을 CFO에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뉴질랜드 출신인 리델은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대학원에서는 철학을 전공했으며 은행과 임산물 가공업체를 거쳐 미국 제지회사인 인터내셔널 페이퍼의 CFO를 맡아왔다. IT분야 경력은 없다. WSJ는 MS가 리델을 영입한 것은 변하는 환경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MS는 창업 이래 빠르게 성장해 왔으나 덩치가 커지면서 성장률이 낮아졌다. 이에 따라 높은 수익성에도 불구, 주가는 최근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주가가 정체하자 우수 인재를 영입할 때 쓰던 스톡옵션의 매력이 떨어졌고 주주들도 더 많은 현금 배당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반면 PC 관련 사업은 물론 인터넷.게임기 등으로 투자처가 늘고 인수.합병 자금도 더 필요해졌다. 결국 소규모 벤처기업에서 거대 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업종에 상관없이 재무 분야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외부인을 영입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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