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독촉 '저승사자'사라진다

중앙일보

입력 2005.04.27 20:11

업데이트 2006.03.16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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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채무자의 약혼자에게 1분 간격으로 걸려오는 빚 독촉 전화, 용역업체 직원이 채무자의 회사에 찾아와 직장 상사와 동료에게 채무 내용을 알려 직장을 그만두게 하는 행위.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과도한 채권 추심 행태다.

이처럼 폭행이나 협박으로 공포와 불안감을 조성하는 과도한 채권 추심에 제동이 걸린다.

◆ 채무자 가족 피해 줄여=대부업체.카드회사 등이 추심을 하면서 채무자 가족 등에게 연락하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된다. 국회는 26일 '대부업 등록 및 금융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6일 의결해 9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 가족이나 직장 동료에게 빚 독촉을 하거나 채무 사실을 알리면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정안은 또 대부업 등록 면제 규정을 삭제해 금액에 관계없이 모두 대부업으로 등록하도록 하고, 채무 변제를 요구할 때는 채권 추심인의 소속과 성명을 먼저 밝히도록 의무화했다. 이자율 규제 대상이던 상한금액(3000만원)도 폐지해 개인 대출은 금액과 무관하게 연 이자율 66%로 제한했다.

◆ 불법 용역업체에 철퇴=수원지방법원 문혜정 판사(형사 10단독)는 지난 15일 롯데캐피탈 등과 계약을 하고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채권 추심을 대행해 온 용역 계약직원 35명 중 10명에 대해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30만~2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문 판사는 "채권 추심을 하면서 정식 직원을 고용하지 않은 채 (개인들이) 업무 위임 계약을 체결하고, 또 이들이 사업자 등록을 한 뒤 금융감독원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부분이 법에 저촉됐다"고 밝혔다.

문 판사는 "일단 추심 횟수가 많거나 롯데캐피탈이 맡긴 업무 말고도 (개인적으로) 다른 추심 업무까지 한 피고인들에게 벌금을 많이 선고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사의 연체율이 지난해 이후 크게 떨어진 데는 용역업체들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도로변에 '못 받은 돈 받아드립니다'는 안내 문구를 붙이고 버젓이 영업해 온 불법 용역업체들은 모두 간판을 내려야 한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들은 앞으로 채권 관리 직원을 늘리거나 허가를 받은 신용정보회사에 추심을 의뢰할 수밖에 없어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

김동호.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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