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G20 맨투맨 외교’… 9개국과 연쇄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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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9개국 정상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간 풀지 못했던 각국과의 굵직한 외교 현안들이 이번 개별 회담을 계기로 해결의 가닥을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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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쇄 회담의 하이라이트는 11일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별 회담이 예정돼 있다.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다. 그간 전화통화를 통해 “G20회의 전 타결 노력”을 다짐한 양국 정상이 실제로 최종 합의를 볼 것인지가 관심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도 양국이 계속 협의 중이라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두고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후 주석과의 회담은 천안함에 대한 유엔 안보리 성명 발표 이후 처음 열린다. 이땐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3대 세습, 6자회담 재개문제 등 한반도 관련 의제가 주로 논의될 걸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천안함 사태 이후 양국 간에 있었던 논란을 뒤로 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데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G20 정상회의의 최대 쟁점인 환율문제를 놓고 대립해 온 당사국이다. 따라서 한·미, 한·중 회담에서의 논의는 G20 회의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1일엔 영국과 독일·브라질 정상과의 회담 일정도 잡혀 있다. G20 회의 개막 하루 전인 10일 이 대통령은 국빈 방문 예정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한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의 회담도 이날 한다. 한·러 정상회담에선 러시아 천연가스 개발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

 12일엔 G20 정상회의 차기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프랑스와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가 최대 현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라 정상회담에서 최종 타결이 이뤄질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한·터키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로 이동한다. 13, 14일의 APEC 회의 기간 중 이 대통령은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올 8월 간 총리가 약속한 조선왕실의궤 등 도서 반환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매듭지어질 수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프랑스와의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보다 일본과의 도서 반환 문제가 합의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전망했다. 관계자는 “일본과의 실무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을 마친 뒤인 15일엔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 자리에서 양국 통상장관은 8월 타결된 양국 간 FTA 협정문에 서명한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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