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주연 김선경·유정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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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한(左)씨와 김선경씨는 "더 발랄하고 젊어진 "아가씨와 건달들"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최승식 기자

아닌게 아니라 이번 '아건' 캐스팅은 공연가의 화제가 될 정도다. 2002년 '오페라의 유령'으로 이름을 알린 이혜경.김소현씨, 최근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 김법래씨, 관록의 김장섭씨 등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면면들이 대거 출연한다.

물론 김씨와 유씨는 그 중 가장 돋보인다. 푼수 연기도 마다않는 털털한 이미지의 김씨는 지난해까지 3회 연속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상을 받았다. 인기를 입증이라도 하듯 지난 1일 정동극장의 시리즈 공연 '아트 프론티어' 김선경편은 400석 극장이 꽉 차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역을 맡아 '떴던' 유씨는 팬클럽 '건승정한' 회원 수가 3000~4000명을 헤아린다. 화제작 '지킬앤하이드'에서는 조승우에 가려 상대적으로 빛이 바랬지만 열혈 팬들은 노래.연기 모두 그의 승리였다고 믿고 있다. 때문에 거의 매년 무대에 올려져 속속들이 재미와 내용이 알려진 뮤지컬이지만 2005년판 '아건'이 기다려진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상대역은 아니다. 유씨가 사라를 유혹하는 도박꾼 스카이역을 맡고, 김씨는 나싼과 결혼을 꿈꾸는 웨이트리스 아들레이드역을 맡는 것. 하지만 2003년 '넌센스 잼보리'를 함께 공연하며 흉허물이 없어졌다는 두 사람은 이야기가 끊기지 않을만큼 수다스럽다.

10편 남짓한 유씨의 '과작(寡作)'에 대해 김씨가 "눈도 까다롭고, 출연료도 비싸다"고 공격하자 유씨는 "누나가 사랑받는 배우인 건 맞지만 각종 출연요청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되받는다. 유씨는 '아직 꺼내야할 보물이 많은 배우'이고, 김씨는 '여러가지 카드를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는데는 두 사람이 선선히 합의했다.

유씨는 "'진지과'인 내 성격을 고려하면 나싼보다 스카이가 어울리기는 하지만, 서 있기만 해도 멋있는 스카이의 매력은 따라가지 못할 것 같아 조금 고민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내 성격이 원래 지극히 여성스럽고 애교 넘치는 것으로 관객들이 착각하도록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14일부터. 5만원~7만원. 02-574-4012.

신준봉 기자<inform@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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