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불거진 북핵 세가지 변수] "작년 12월에도 핵 재처리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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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해 12월 북한 주변지역의 공기에서 플루토늄 추출 때 발생하는 방사성 가스를 검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3일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2003년 7월까지 영변 핵시설에서 폐연료봉 8000개의 재처리를 끝내고 추가 재처리는 하지 않고 있다는 북한 측 주장이 신빙성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제2의 핵시설에서 최근까지 핵연료를 재처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기상관측기 WC135W를 동해 상공에 띄워 북한 지역에서 날아오는 대기 성분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방사성 동위원소 크립톤85를 검출해 냈다. 크립톤85는 자연상태로는 존재하지 않는 방사성 기체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발생한다.

미국은 여태까지 한반도 상공의 기상위성 관측 등을 토대로 영변에서의 재처리 작업은 2003년 9월 중단됐다고 파악해 왔다.

미국은 크립톤85 검출 결과에 대해 영변 이외에 알려지지 않은 별도의 핵시설이 있거나, 영변에서의 재처리 작업을 최근까지 계속해 왔을 가능성 등 두 갈래로 해석했다. 현재 가스 발생 장소를 알아내기 위해 정밀 분석 중이다.

아사히 신문은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협상용이 아니라 진심으로 핵 보유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인식이 미국 정부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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