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형 남한 유족 훈장 수령 이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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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오는 3.1절 때 몽양 여운형 선생에게 수여되는 건국훈장을 수령하는가를 놓고 남측 유족들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보훈처 관계자는 25일 "몽양의 남측 유족 중 일부 대표자가 최근 훈장 수령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자는 "몽양에 대한 서훈이 뒤늦게나마 이뤄진 것에 대해 정부에 감사한다"면서도 "남북 관계가 개선돼 몽양에 대해 좀 더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질 때 훈장을 수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알렸다. 훈장 수령자가 없으면 행정자치부가 훈장을 보관한다.

그러나 한 유족은 "유족 일부에서는 일단 훈장을 수령한 뒤 보훈처에 몽양에 대한 재심사를 요구하자는 입장도 있어 이런 의견들을 다시 수렴해 26일 중 수령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지난 22일 정부가 여운형 선생에게 2등급인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수여한다고 발표하자 몽양의 독립운동 업적을 감안하면 1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타당하다고 반발했다.

몽양의 남측 유족들은 몽양의 동생인 고(故) 여운홍씨 후손들이다. 그러나 상훈법으로는 북한에 생존해 있는 몽양의 셋째딸인 최고인민회의 의장 여원구(77)씨가 훈장 수령자 순위에서 앞선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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