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력 50대, 병원 방화…4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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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3시40분쯤 노인 치매 및 정신치료 전문병원인 인천시 서구 심곡동 은혜병원 1층 원무과에서 퇴원 환자 백모(52)씨가 시너가 든 소주병 다섯 개를 잇따라 던져 불이 났다.

이날 불로 구일모(39.여.간호과장)씨 등 병원 직원 네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2층에 입원 중인 환자 송모(42)씨 등 세명이 연기로 인한 호흡곤란 증세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불이 나자 490병상 규모인 이 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45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불은 원무과 사무실 20여평을 태우고 1시간 만에 꺼졌다.

백씨는 이날 1t 화물트럭에 시너가 든 소주병을 싣고 온 뒤 "병원에 강제로 입원당했고,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 부인에게도 이혼당했다"며 소리를 지르다 갑자기 소주병에 불을 붙여 원무과 출입문에 잇따라 던지는 바람에 직원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했다.

백씨는 지난해 5월 이 병원에 정서불안정과 인격장애 증세로 12일 동안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며 이에 앞서 지난 15일과 22일에도 병원을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백씨는 방화 뒤 약물을 먹고 자살을 기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위 세척 등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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