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은주씨 영결식] "걱정 말아요~" 추모곡에 울음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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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주씨의 영결식이 24일 오전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가수 바다(右)가 가스펠 추모가를 부른 데 이어 탤런트 김정현씨가 영정을 들고 장지로향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제공]

지난 22일 생을 마감한 영화배우 겸 탤런트 이은주씨가 2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벽제승화원에서 한 줌 재로 돌아갔다. 이씨의 유골은 경기도 고양에 있는 청아공원 기독교전용관(납골당)에 안치됐다.

○…이날 오전 7시 빈소가 마련된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선 이씨 가족과 동료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예배가 비공개로 열렸다. 예배를 맡은 현대교회 조동천 목사는 "은주는 몇년 동안 우울증이라는 병을 앓아왔으며 그 질병과 싸우다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공개리에 열린 추모식에서 후배 배우 문근영양이 영화인 대표로 추모사를 낭독했다. 문양은 "불꽃 같은 열정 거두고 그분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그녀는 진정한 영화의 연인이었습니다…배우이자 영화인으로서 품었던 당신의 열정과 진정한 마음만은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으며 시종 울먹였다. 이은주와 친했던 가수 전인권씨가 '걱정 말아요'를, 가수 바다가 "은주가 좋아했던 노래"라며 가스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추모가로 부르자 여기저기에서 울음이 터졌다.

○…추모식장에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명의의 조화가 진열됐다. 이씨가 2003년 호스피스(임종하는 이를 돕는 봉사활동) 홍보대사를 맡아 보건복지부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 장관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얼마나 외로웠으면…얼마나 무서웠을까…"로 시작하는 추모의 글을 올렸다.

○…한 시간가량의 추모식이 끝난 뒤 이씨의 시신은 벽제승화원으로 옮겨져 화장됐다. 탤런트 김정현씨가 영정을 들었고 김주혁.박건형씨 등 같은 소속사 배우들이 운구를 맡았다. 낮 12시20분쯤 화장이 끝났으며 이씨 오빠가 유골함을 청아공원에 안치했다.

청아공원에는 '이은주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름으로 '불꽃처럼 살다 간 당신 편히 잠드소서'라고 쓴 현수막이 내걸려 영면하는 이씨를 말없이 배웅했다.

안치관에는 바다가 쓴 편지, 이씨가 좋아하던 콩음료, 이씨 인터뷰 기사, 네잎 클로버 열쇠고리 등이 함께 놓였다.

오후 1시쯤 모든 장례절차가 끝났으나 이씨 유작이 된 '주홍글씨'에 함께 출연한 한석규씨를 비롯, 황인성.김정현씨 등 동료 연예인들은 유족들이 다 돌아간 뒤에도 30분에서 한 시간가량 납골당에 더 머무르며 통곡했다.

마지막으로 자리를 뜬 김정현씨가 취재진에 한 마디 당부를 했다. "이은주를 잊지 말아 주세요."

분당=정찬민 기자, 고양=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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