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대책 이후 분양시장] 미분양 슬슬 찾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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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판교 신도시 2만여가구 일괄 분양과 재건축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2.17 대책이 나온 이후 분양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판교가 11월 한꺼번에 분양하면서 이때까지 1순위 자격이 안 돼 청약을 포기한 사람 등이 개발 재료가 있는 미분양 아파트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산시 원동 대림e-편한세상의 경우 남은 아파트가 1~2층뿐인데도 2.17 대책 이후 하루 5~6가구씩 판매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지난 주말 이후 계약자 중에는 판교 1순위 자격이 안 돼 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며 "지난달 말 경부선 전철이 개통했고, 사업지에 이마트가 착공에 들어가 관심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첫 분양한 남양주시 덕소 현대아이파크(1239가구)도 저층만 남았지만 지난 21일 12가구가 팔린 것을 비롯해 2.17 대책 이후에만 50여가구가 계약됐다.

정부가 판교급 신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양주 옥정.고양 삼송지구 인근 아파트도 잘 팔린다. 양주 옥정지구 근처에서 LG건설이 분양 중인 양주자이 3차의 경우 평소 주말 1~2가구 판매되던 것이 대책 발표 후 지난 주말에만 12가구가 계약됐다. 삼송지구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고양시 덕양구 벽제동 풍림아이원에도 지난 주말 평소보다 세배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

부천 대우이안더클래식은 오피스텔이지만 중대형 주거용 상품이라는 점에 힘입어 지난 한 주 동안 23실, 특히 2.17 대책 이후 일요일(20일)에만 15실을 팔았다. 이달 초까지는 한 주에 1~2실 팔리는 데 그쳤었다. 분양 대행업체인 파라이노베이션 박종관 사장은"판교 분양 포기자가 늘면서 집을 사야겠다는 수요층이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2.17 대책으로 신규 분양 일정을 다시 짜느라 분주하다. 일단 상반기에 분양을 계획했던 업체들은 판교 분양이 11월로 늦춰지자 호재로 보고 사업을 밀고 나갈 태세다. 11월까지 1순위자가 될 수 없는 2, 3순위자들은 판교를 포기하고 대체 아파트로 이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3월 인천 동시분양에 참여하는 한화건설 신완철 부장은 "판교와의 일정이 8개월 이상 벌어진 만큼 분양이 좀 더 유리해지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특히 3월 동시분양을 하는 화성 동탄신도시 3차 참여업체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두산산업개발 관계자는 "1순위 마감은 어렵겠지만 판교를 기대했던 2, 3순위자들이 몰리면 순위 내 마감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9월 분양 예정이던 동탄 신도시 4차 분양 업체들은 3차에서 빠진 포스코건설과 함께 6월께 동시분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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