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를 유대인 학살에 비유, 교황 새 저서 논란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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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가 펴낸 책이 논란에 휩싸였다고 독일 공영 제2방송(ZDF)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3일 11개 국어로 번역 출간된 교황의 다섯번째 저서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 행위인 홀로코스트와 낙태를 비교해 거센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제목은 '회상과 동질성-밀레니엄의 문턱에서의 대화'. 교황이 1993년 폴란드의 사상가인 크시슈토프 미할스키.요제프 티슈너와 나눈 철학적인 대담 내용을 보완해 새로 펴낸 것이다. 교황은 이 책에서 낙태의 비도덕적 측면을 지적하며 "유대인 학살은 나치정권이 무너지면서 끝났다. 그러나 생겨났지만 태어나지 못한 인간 존재의 합법적인 학살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해 유대인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독일 유대인협회의 파울 슈피겔 회장은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 허용해선 안 되는 비교를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바티칸 측은 "교황은 (낙태를) 범죄 행위와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철학적인 근거를 분석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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