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괴담’에 공장 내부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9면

한국제분공업협회가 1955년 협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8일 제분 공장 내부를 공개하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제분업계가 곤경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선 수입 밀가루를 두고 “배로 옮겨 오는 도중에 살충제나 농약을 뿌린다” “밀가루가 하얀 건 표백제 때문이다”는 등의 의혹이 떠돌고 있다. 정부와 소비자단체도 밀가루 대신 쌀을 먹자는 쌀 소비 촉진운동을 펴고 있다.

조원량 한국제분공업협회 전무는 협회 회원사인 CJ제일제당 경남 양산 제분 공장 내부를 공개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밀가루 중 95%는 국내에서 가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무는 “90년대부터 국내에서 가공되는 밀가루는 미국(55%)·호주(40%)·캐나다(5%)의 1등급 밀로만 만들어진다”며 “이들 국가는 밀 재배 시 정부 차원에서 농약 사용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수확한 밀에서 잔류 농약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밀은 자체 수분 함량이 8∼12%로 낮은 편이라 장기간 보관을 위해 방부제를 쓸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밀가루를 더욱 희게 만들기 위해 표백제를 쓴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신대섭 CJ제일제당 양산공장장은 “밀의 껍질과 씨눈을 뺀 하얀색 알맹이만 빻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무는 “국내 제분 기술로 빻은 밀가루는 입자가 곱고 빛의 반사율이 높아 더 하얗게 보일 뿐”이라며 “특히 한국과 일본이 하얀색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신 공장장도 “국내에서 가공해 만드는 밀가루는 엄격한 식품 안전기준을 충족해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의 유명 제과업체로 수출될 정도로 고품질”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